[기자의 눈]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불미스러운 성범죄 없어야
[기자의 눈]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불미스러운 성범죄 없어야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7.1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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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오는 12일 막을 올린다. /대회 공식 페이스북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오는 12일 막을 올린다. /대회 공식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프랑스 철학자인 고(故) 미셸 푸코는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감시 시스템이 감옥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작동되고 있다며 권력 행사 방식으로서의 ‘파놉티콘(Panopticonㆍ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원형감옥을 의미)’을 설명했다. 故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이창(Rear Window)’의 줄거리는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한 사진 작가가 카메라 렌즈로 주변 이웃들을 훔쳐보는 것이다. 아주 오래 전 책과 영화이지만, 불법 촬영 등 관음의 시선이 기승을 부리는 오늘날의 사회 모습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

관음의 시선은 지나칠 경우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 등 성범죄로 발전하곤 한다. 수영은 다른 종목에 비해 노출이 많은 수영복을 착용하고 경기를 치른다. 수영 선수들은 관음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약 3년 전 진천선수촌 수영장에선 여성 탈의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이 확인돼 파문이 일었다. 수영 선수들은 그만큼 성범죄 대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높은 셈이다.

광주시가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와 관련해 10일부터 광산구 우산동 선수촌아파트 의료센터 내에 성희롱 상담소를 설치 운영하는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는 판단이다. 상담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야간에는 여성긴급전화(☎1366), 시 성폭력상담소 등과 연계해 24시간 상담이 실시될 예정이다.

성희롱 등 문제가 발생한 경우 공개적이고 신속, 엄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 지역 여성단체 등과 사전 대응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성희롱 예방과 대처방법 등에 대해 선수, 관리자,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준비도 마쳤다.

스포츠 속 여성을 두고는 간혹 과도한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프로야구 경기장 내 치어리더와 여자골프 선수들이 그 대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일부 몰지각한 관중은 치어리더 신체의 특정 부위에 카메라를 들이댄다. 여자프로골프 대회장에서도 일부 갤러리들은 선수들에게 ‘못된 행동’을 하려 할 때가 있다. 실제로 한 선수의 둔부에 손을 갖다 대려는 순간 대회 보안요원에게 제지를 당한 한 중년 남성을 목격하기도 했다.

복장 규정상 과도한 노출이 불가피한 수영은 다른 종목보다 성희롱, 부적절한 신체 접촉 등 성범죄 노출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 선수와 선수, 선수와 팬들 사이에서 오해를 일으키는 행동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굵직한 국제 스포츠 대회의 성공 개최 여부는 ‘안전’에 달린 경우가 많다. 오는 12일부터 막을 올리는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도 ‘안전 대회’로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 요즘 신문 사회면에는 유명인들의 성범죄 기사들이 잇따라 게재되고 있다. 제목만 봐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소식이 한둘이 아니다. 광주 수영세계선수권대회 소식이 성범죄와 엮여 사회면에 등장하는 일이 없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