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정 배혜정도가 대표(왼쪽),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국내 전통주시장에서 신세대 '여풍(女風)'으로 시장몰이에 나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장인정신'을 내세워 빚어낸 전통주시장에 2~3세 경영인이 등장하면서 2030대 젊은 소비자층까지 아우르는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확대에 나섰다.

전통주 시장에서도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이색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공략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젊은 층 공략을 위해서는 맛과 향을 젊은 취향에 맞춘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특히 막걸리에서도 프리미엄 시장확대를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별도의 진열대를 꾸리고 소비자와의 접점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주요 유통채널의 막걸리 매출은 가파르게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마트에서 지난 3년간 집계한 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막걸리의 지난 1분기(1~3개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었다. 막걸리가 소주, 맥주 등 주류제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1세대 경영인들이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전통주를 강조했다면 2~3세 경영인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막걸리의 높은 성장세 뒤에는 2~3세 여성 경영인들이 한 몫하고 있다. 2017년 한국막걸리협회 3대 회장을 역임한 배혜정도가 배혜정 대표와 임지선 보해양조 부사장이다. 이들 여성 경영인들은 업계의 트렌드를 읽는 분석력과 빠른 판단력으로 전통주시장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배혜정 대표는 국순당 창업주인 고(故) 배상면 선생의 장녀이자 현 국순당 대표인 배중호 사장, 느린마을 막걸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배상면주가 배영호 사장 등과는 남매 사이다. 배 대표는 집안 특성상 막걸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데다 열린 생각으로 막걸리 시장변화에 앞장섰다.

특히 막걸리가 중장년층을 위한 술이란 선입견을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했다. 이에 고유의 향과 자연 탄산의 청량감이 좋은 ‘배혜정도가 생막걸리’, 합성 감미료를 빼고 웰빙화한 ‘호랑이 생막걸리’, 천연 재료로 맛을 낸 프리미엄 막걸리 ‘부자’ 등 혼술 문화와 저도수시장 추세에 맞춰 다양한 제품들을 내놨다.

보급형 프리미엄 탁주로 적당한 살균막걸리를 출시한 부분이 돋보인다. 살균막걸리는 보통 2주정도인 생막걸리와 달리 유통기간 약 1년 동안 유지된다. 유통기간이 길어진 만큼 국내에서 제조해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다. 배혜정도가의 대표 프리미엄 탁주인 매화마름 호랑이 막걸리와 부자 막걸리도 살균막걸리로 꼽힌다.

보해양조도 2015년부터 임광행 보해양조 창업주(회장)의 손녀인 임지선 대표에게 회사 경영을 맡겼다. 1985년생으로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한 후 제일기획에서 마케팅 감각을 익혔다. 이후 파나소닉 인사팀장, 창해에탄올, 보해양조 영업총괄본부장, 보해양조 부사장 등도 역임했다. 임 대표는 취임 이후 보해양조에서 보급형 프리미엄 탁주를 선보이는데 전력투구했다. 남성 위주의 주류 시장에서 경영 분위기를 익히며 보해의 전 제품에 대한 영업·마케팅 부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부사장 승진 이후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영업을 주도하며 중국 알리바바 입점 등 굵직한 성과를 낸 바 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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