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임상 단계 당시 일부 의료진에 제품 샘플 유통 의혹, 메디톡스 "유통은 아니다" 강조
밀수출과 오염 작업장 생산 등에는 "문제 없다. 규정 그대로 따랐다" 부인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메디톡스

[한스경제 김아름 기자] '보톡스 신화'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메디톡스(대표 정현호)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놓였다. 보건 당국의 정식 허가도 받기 전, 해당 제품 샘플 등을 유통해 불법 시술을 진행했다는 의혹 제기와 함께 불량 제품을 폐기하기는커녕, 제품 일부를 해외로 밀수출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오염된 작업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국내 보톡스 시장 1위 업체인 메디톡스를 둘러싼 다양한 의혹이 나와 결과가 주목된다. 메디톡스 측은 해당 의혹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지금까지 고수 중이다.

11일 한국스포츠경제가 취재한 자료에 따르면 메디톡스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안정성 검증을 받지 않은 '메디톡신' 샘플을 일부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에 유통, 불법 시술 의혹이 제기됐다.  

메디톡스 전 직원들의 공익 제보에는 메디톡스가 정식 허가도 받기 전에 제품의 샘플을 일부 성형외과 등에 유통했다. 이 과정에서 제품을 받은 의료진 일부가 특정 수량의 메디톡스 주식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메디톡스 측은 취재진과 통화에서 "'유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극히 적은 양으로 해당 제품이 나왔는데 한번 봐달라는 의미로 건넨 것일 뿐 유통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주식 또한 당시 회사 연구 등을 위해 투자 개념이지, 대가성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약의 효능을 알아보고자 일부 의료진에 극히 적은 양의 샘플을 보낸 사실은 있으나 환자 시술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총 10개 병원에 114병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나 유통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메디톡스 측 설명이다. 

아울러 의료진에게 대가성 주식을 전달했다는 외부 지적에 대해서는 제품 연구를 위한 투자 개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오염된 작업장 생산? "전혀 문제 없다. 식약처 조사 기다릴 뿐"

오염된 작업장에서 제품을 생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역시 국민권익위원회 제보에 의한 추가 의혹으로 이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오창1 작업장에 대한 환경시험 결과에서 기준치 이상의 균이 검출됐다. 그러나 생산 시설을 계속 가동했다.

제조 시설은 무균상태로 보존돼야 하나, 동결건조 입구를 포함해 충전실과 캡핑실 등 무균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메디톡스는 생산을 단행, 만들어진 제품을 유통했다는 것이다.

이에 메디톡스는 "당시 자료는 없어 확인 불가능하나 회사에 남아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모든 의약품의 제조와 생산은 시험 기준에 적합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2차례 조사가 진행된 상황인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불량 제품 중국 밀수출은 있을 수 없는 일…규정에 따랐다" 반박

불량 제품 중국 등 해외 밀수출 의혹에 대해서도 "규정에 따르면 역가 실험 70~130 범위 내엔 유통이 가능하다"라며 불량 제품의 밀수출이 아닌 정상 제품 유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역가는 약의 효능을 나타내는 것으로 역가가 낮으면 효과가 떨어지고, 높으면 부작용 등 가능성이 있다. 메디톡스는 규정 상 허용 범위가 70~130이라 주장, 유통된 제품은 128 가량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거론되는 의혹 등은 전 직원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지 사실 여부가 나오지 않았다"라며 "일부 언론에서 사측 입장은 듣지 않은 채 자극적인 내용만 보도하고 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한 "제품에 이상이 있었다면 판매가 중단됐을 것이다. 그러나 자사 의약품 품질에는 어떠한 문제가 없음을 재차 알려드린다"라 강조, "그간 계속된 조사로 소명을 했고 불거지는 의혹 역시 조사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모든 책임을 감수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메디톡스는 코스닥 시가총액 5위 기업으로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 1위 기업이다. 메디톡스를 일궈낸 사람은 국내 보톡스 분야 박사 1호인 정현호 대표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 학국과학기술원(KAIST) 세포생물학 석사와 분자생물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 대표는 국내 '미용시장의 꽃'이라고도 불리는 보톡스 균이 활용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인지, 해당 독소 연구에 매진해 국내 상품화를 시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05년 5월에 메디톡신을 설립, 본격적으로 보톡스 시장에 발을 들였다.  

보톡스는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 등을 포함해 난치성 질환에 쓰일 수 있는 영역만 약 8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시장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보톡스를 활용한 글로벌 의료 시장 규모만 오는 2020년이면 7조 원 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메디톡신 의혹이 불거진 현재, 메디톡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10시 40분께 주가는 전일보다 4.39% 내린 40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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