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사내 헤지펀드 본부 별도법인 분사, 100% 자회사 'NH헤지' 설립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헤지펀드 부문을 분리해 자산운용사 'NH헤지'를 설립했다./사진=NH투자증권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NH투자증권을 'IB(투자은행) 명가'로 만든 정영채 대표가 헤지펀드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정 대표는 NH투자증권 내부의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본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설 생각이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NH투자증권을 IB명가로 만든 그가 이번에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전문 사모운용사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새롭게 설립될 법인의 이름은 'NH헤지'로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NH투자증권 100% 자회사로 출발한다.

신설법인 구성은 기존 NH투자증권 헤지펀드 본부 임직원 45명이 그대로 참여한다. 이들을 이끌 신임대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NH헤지는 영업 양수도와 라이선스 등록 등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략 9월 정도면 본격적인 업무활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내 인하우스 지위보다는 자산운용사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 비즈니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펀딩이나 중장기적으로 해외진출 고려 시 자산운용사로서의 분사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헤지펀드 설정액은 31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총 펀드 개수는 3000개 수준이다.

하지만 아직 글로벌 헤지펀드들과 경쟁하기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현재 채권형 상품이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1조원 규모의 단일펀드가 전무한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보통 해외기관 투자시 단일 헤지펀드에 요구하는 운용액 규모는 1조원 이상이다.

이런 조건에 가장 가까이 간 곳이 바로 NH투자증권의 헤지펀드다. 'NH헤지'로 분사한 NH투자증권의 헤지펀드 본부가 운용하고 있는 'NH 앱솔루트 리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1호'(이하 NH앱솔루트 펀드)는 국내 단일 헤지펀드 중 최대 운용액을 자랑한다. 현재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는 만기가 없는 오픈형 상품으로 NH헤지가 본격적으로 영업에 돌입할 경우 더욱 규모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NH헤지는 이 펀드의 설정액을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양한 운용전략은 향후 NH헤지의 경쟁력을 더욱 부각시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NH앱솔루트 펀드는 10여 가지 멀티전략을 활용해 운용 중인데,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자산을 매도하는 롱숏 전략, 인수·합병 등 이벤트를 활용하는 이벤트드리븐, 메자닌의 옵션 가치를 활용하는 차익거래인 컨버터블 아비트리지, 중소형사의 메자닌 등에 투자하는 크레딧 메자닌 전략, 비상장회사에 투자하는 프라이빗에퀴티 전략 등을 함께 사용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사모펀드 자산운용사에서는 멀티 전략을 쓰는 펀드 하나를 펀드매니저 한두 명이 담당하는 것과 달리 NH앱솔루트리턴 사모펀드는 10년 이상 경력의 시니어 매니저 20여 명이 펀드를 함께 담당한다"고 강조했다.

NH헤지는 해외기관들이 헤지펀드 투자시 요구하는 최소 기준인 3년 이상의 운용기간과 1년 이상의 운용사 연혁도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넘어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 동산 등 다양한 투자로 폭넓은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온 NH투자증권 헤지펀드 본부가 독립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헤지펀드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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