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편집자] 기업 경영환경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국민경제를 견인하는 위치에 있는 기업들의 신음소리가 예사롭지만은 않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징후들이 10년 전 금융위기에 겪었던 아픈 기억들을 소환하고 있다.

기업 건강의 지표인 이자보상배율과 ROE에 빨간 불이 켜졌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기업 10곳 중 3곳은 돈을 벌어 이자도 갚지 못한 상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충당하지 못한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 미만 기업이 전체의 32.1%로, 한국은행이 관련통계를 집계한 2010년 이후 최대 수치라 한다. 또한 전체기업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2.5로 2016년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3년째 이자비용도 내지 못해 퇴출직전에 몰린 ‘한계기업’이 14.1%로, 글로벌금융 이후 8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주주가치 극대화 지표인 ROE 성적도 별반 다르지 않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1년간 얼마를 벌어들였는가를 측정하는 비율(당기순이익/자기자본)이다. 한국의 올해 ROE는 8.1%로 신흥국 24개국 평균 12.1%뿐만 아니라 선진국 14.3%에도 한참 뒤처지는 수준이다. 무역분쟁과 경기둔화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한자릿수 추락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익창출은 기업 존재이유의 필요충분조건이다. 그런데 기업들의 이익창출을 위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약화되고 있다. 여러 요인들이 복잡하게 반영된 결과이겠지만, 이자보상배율과 ROE의 급격한 하락요인은 기업 수익성의 악화다. 돈을 벌어야 할 기업들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비용상승과 생산성 저하에 이은 경영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한 투자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 경영은 주주가치 극대화에 목적이 있다. ROE는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관념적 목적함수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적 도구다. ROE를 분해해 보면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수익성(당기순이익/매출액), 효율성(매출액/총자산)과 부채의 활용도(총자산/자기자본)로 구성된다. 이처럼 ROE는 따로 떨어진 별개의 지표가 아니다.

ROA(수익성과 효율성)와 재무레버리지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창출되는 통합지표다. 따라서 기업은 매출이익률, 총자산회전율과 재무레버리지를 통해 ROE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야 하는 숙명이 있다.

기업의 존재에 대한 ‘생존 결정변수’가 이익창출능력이다. 예금이자율 보다 낮은 수준의 ROE가 지속된다면 기업은 힘들게 경영할 필요가 없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경제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가치투자 귀재 ‘워런 버핏’이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방식이 ROE 중시에 있다’는 의미를 곱씹어 봐야 할 때다.

칼럼리스트=이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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