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배우 원진아가 영화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을 통해 현 시대를 반영하는 여성상을 연기했다. 불의를 참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소신을 굽히지 않는 변호사 강소현으로 분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호흡을 맞춘 김래원은 “강소현 그 자체였다. 당당한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라고 평한 바 있다. 원진아 역시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며 웃었다.

-원작 웹툰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처음 본 장세출(김래원)의 뺨을 때리는 등 현실적이지 않은 설정도 있는데.

“아무래도 웹툰이 원작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영화 자체가 동화 같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강윤성 감독님도 늘 그렇게 말하곤 했다. 인물들 자체도 실제로 있을 것 같지 않은 사람들 아닌가. 그래서 더 매 장면 장면이 잘 만들어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기도 했다. 장세출의 뺨을 때리는 장면 역시 고민을 많이 했다.”

-김래원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부담되지는 않았나. NG가 많았을 것 같은데.
“NG는 별로 나지 않았다. 첫 장면 자체를 끊지 않고 롱테이크로 찍어서 그랬던 것 같다. 감정도 같이 쌓였다. 김래원 선배에게는 미리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선배가 오히려 ‘네가 때려봤자 얼마나 아프겠어?’라며 편하게 때리라고 했다. 그래서 더욱 내가 머뭇거리면 안 될 것 같았다. 한 번에 해도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 ‘멜로장인’으로 불리는 김래원과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처음에 봤을 땐 굉장히 신기했다. 장세출과 강소현이 러브라인이지 않나. 영화를 보면서 처음으로 ‘날 보는 눈빛이 저렇게 사랑스러웠나?’라는 생각을 했다. 촬영을 할 때는 전혀 몰랐다. (웃음) 촬영하면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내 연기에 대해 아쉬운 점을 얘기할 수도 있는데 오히려 ‘너는 어떤 게 편하냐’며 배려해주셨다. 하고 싶은 만큼 해보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영화에서 연기한 강소현은 강단 있는 캐릭터다. 남성 캐릭터들만큼 힘이 필요했을 것 같은데.

“힘이 세 보이려고 했다기보다 주어진 상황 자체에 스며들려고 노력했다. 캐릭터 자체가 어떤 일이든 스스로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않나. 변호사라는 직업 때문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대변해서 이겨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억지로 세 보이려는 생각은 안 했다.”

-목소리 자체가 중저음이라 그런지 역할에 제한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나이 어린 역을 하는 게 쉽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통통 튀는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독립영화에서는 한두 번 해봤는데 상업영화에서는 기회가 없었다. 그래도 목소리 때문에 좋은 역할들을 많이 해 본 것 같다. 목소리 자체가 앙칼지면 소리 지르는 장면에서 거북할 수 있지 않나.”

-실제 성격이 참 활발한 편인 것 같다. 낯가림도 없는 것 같은데.

“많이 활발하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으니 선배들도 동네 꼬마 보듯이 잘 받아주시는 것 같다. 이번 영화에서도 세대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사실 데뷔하기 전에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어서 더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것 같다. 면사무소에서도 일했고, 보험회사에서 행정인턴으로도 근무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은 늘 있었다. 독립영화를 몇 번 찍고 오디션 서류를 내면서 지금 매니저를 만나게 됐다. 다른 건 몰라도 진짜 인복은 있는 것 같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라이프’ 등 신인일 때도 주연을 맡았는데.

“일부 대중은 나를 보고 ‘왜 처음부터 주인공이야?’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다. 인지도를 쌓기까지 걸린 시간일 뿐이지 나도 단역을 많이 했다. 물론 데뷔 경력에 비해 좋은 작품을 만난 것도 인정한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1991년생으로 어느 덧 20대의 끝자락이 됐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해보고 싶은 게 있나.
“액션처럼 몸 쓰는 연기에 대해 욕심이 있다. 킥복싱을 10개월 정도 배웠다. 또 더 나이 들기 전에 어린 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 나이에만 갖고 있는 감성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 신기하게 난 사춘기를 따로 겪지 못했다. 빠른 시일 내에 어린 역할을 하고 싶다.”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양지원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