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늘어나는 리테일 적자...복합점포 수립 등 다양한 방안으로 지점 효율화 절실
증권사 지점 리테일 부문에서 발생한 적자가 점점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증권업계가 상반기 사상 최고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지점 리테일 부문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다수의 증권사들이 리테일 점포 효율화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원이 마땅치 않은 중소 증권사들은 뾰족한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증권사의 국내지점은 영업소 포함 총 1076개였다. 신한금융투자가 124개로 가장 많았고 KB증권이 119개, 미래에셋대우가 111개로 뒤를 이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집계를 시작한 2009년 6월 말 1811개보다 무려 40.6%나 감소했다.

국내 오프라인 지점의 개수가 감소한 것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온라인 주식거래 시스템을 이용한 거래가 주류로 자리 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온라인 펀드 가입, 비대면 계좌 활성화 등으로 지점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리테일 지점의 규모를 줄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과 합병한 후 지난해부터 지점 통폐합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6년 169개에 달했던 지점 수는 2018년 말 136개, 올해 1분기 111개로 대폭 감소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주식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지점의 역할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지점 효율화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는 과거와 달리 자기매매와 기관투자자 중심의 홀세일 영업, 기업공개(IPO) 주관 등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에서 실적을 내고 있다. 리테일을 통해 높은 실적을 내는 것은 옛 일이다.

하지만 중소형 증권사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점을 축소해 적자 구조를 개선해야 하지만 자기자본이 적은 상황에서 증시가 호황일 땐 이들을 이용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점 전략을 잘 갖추고 있어야 증시가 호황일 때 고객의 자산을 토대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국내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무작정 지점의 수를 줄이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지점을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이다. 은행 등과 결합한 복합점포를 통해 보다 많은 고객을 유도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9일 DGB대구은행과 함께 복합점포 ‘DIGNITY 강남센터’를 개점했다. 이는 지난 5월 DIGNITY 본점 센터 출범한 이후 세 번째 복합점포다.

복합점포를 통해 증권사는 은행의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 고객들도 수익성이 좋은 증권사의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러나 하이투자증권과 같이 은행과 결합한 복합점포를 개설할 경우 업무 제휴를 맺을 은행을 찾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중소 증권사의 규모가 적은 만큼 시중 은행에서도 선뜻 손을 내밀어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도 복합점포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해 이목을 끌 전략 수립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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