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웹툰 서비스 '네이버웹툰'과 '다음웹툰'이 최근 몇 년새 출판 만화가들을 영입하며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레진코믹스, 코미코, 짬툰, 탑툰, 피넛툰 등 유료 웹툰 플랫폼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급성장 중인 웹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 복귀는 네이버로…‘전설들’의 귀환

1978년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이현세 작가는 ‘공포의 외인구단’ ‘철부지까치’ ‘아마게돈’ 등 히트작으로 최고의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후 ‘블루엔젤’ ‘카론의 새벽’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이현세 작가는 1997년 ‘천국의 신화’로 전환점을 맞는다.

해냄미디어를 통해 최초 공개된 천국의 신화는 ‘창조신화’ 부분이 음란물 판정을 받아 연재가 중단됐기 때문. 2005년 음란물 판정이 무죄 판정을 받았지만 이현세 작가의 천국의 신화는 만나볼 수 없었다.

▲ 천국의 신화 디지타이징 버전(왼쪽)과 컬러판 연재 버전. 네이버 제공

 

그랬던 이현세 작가가 지난해 7월 네이버 웹툰에 둥지를 틀었다. 앞서 출판된 5부(47권) 분량의 단행본이 디지타이징돼 주 4회 연재됐다. 지난해 12월 30일에는 10여년간 미완으로 남아있던 천국의 신화 6부가 컬러판 웹툰으로 새롭게 연재되고 있다.

‘소용돌이’ ‘용비불패’로 국내 무협만화의 전성기를 일궈냈던 문정후(그림)·류기운(글) 콤비는 2013년 용비불패 외전을 마친 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웹툰계에 입성했다.

지난해 3월 레진코믹스를 통해 다크히어로 액션 웹툰 ‘초인’을 연재한 후 같은 해 9월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무협 액션물 ‘고수’를 공개했다.

고수는 ‘파천신군’ 독고룡의 제자 강룡이 만두집에 서 일하며 무림 고수들과 만나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캐주얼 무협 웹툰이다. 정식 연재 후 네이버 웹툰 유료 결제 분야 1위를 놓치지 않을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 웹툰 고수 중 일부분. 네이버 제공

 

이현세, 문정후 작가에 이어 윤인완(글)·양경일(그림) 콤비도 네이버 웹툰으로 컴백했다. 만화 제작 매니지먼트 와이랩을 설립하며 웹툰 산업을 진두 지휘중인 윤인완·양경일 작가는 지난해 5월 네이버 웹툰 ‘버닝 헬’로 작품 연재를 재개했다.

이후 정확히 1년여만인 지난달, 퇴마를 소재로 한 출판 만화 ‘아일랜드’가 네이버웹툰을 통해 연재를 알렸다. 아일랜드는 ‘신 암행어사’ 이전 윤인완·양경일 작가가 제작한 퇴마 소재 만화로 1999년 출판된 작품이다. 아일랜드는 2001년 3월, 단행본 7권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 웹툰 아일랜드의 일부분. 네이버 제공

 

네이버 웹툰으로 돌아온 아일랜드는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통해 이전 발표된 단행본 7권의 분량이 주 3회(수·목·금요일) 연재되고 있다. 시대에 맞게 대사와 상황이 수정됐고 단행본 분량이 끝나면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와이랩 측은 설명했다.

■ 절대 고수들의 만화속 세상, 다음웹툰

다음웹툰도 출판 만화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작가들과 함께 하고 있다.

윤태호 작가는 이끼를 통해 다음웹툰과 인연을 맺었다. 이끼는 다음웹툰 연재 전 유료 웹진 ‘만끽’에 먼저 디지털 만화로 실리기도 했다. 2008년 8월 28일 예고편을 시작으로 다음웹툰에 연재를 한 이끼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웹툰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동명의 영화로 제작된다.

▲ 웹툰 미생 중 일부분. 다음웹툰 제공

 

이후 출판 만화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았던 야후가 다음웹툰에 연재됐고 한겨레 온라인에 ‘내부자들’을 연재했다. 이후 윤태호 작가는 2012년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 ‘미생’을 다음웹툰에 연재하기에 이른다. 가상의 종합상사 이야기를 다룬 웹툰 미생은 모바일 영화 ‘미생 프리퀄’로 제작된 이후 tvN을 통해 드라마로 편성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미생은 다음웹툰을 통해 시즌2를 진행하고 있다.

1996년 소년챔프를 통해 ‘미스터 부’로 데뷔한 전상영 작가는 독특한 화풍과 재기발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주목받았다.

출판 만화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웹툰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전상영 작가는 2008년 다음웹툰에서 ‘NR 금형성형’을 연재한 이후 ‘NR 뉴크앤봅’ ‘靑春도로로’ ‘청춘이 청춘일 때’ ‘NR월드’를 연재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오는 27일부터 새 웹툰 ‘NR 뉴월드’를 다음웹툰에서 연재할 예정이다.

▲ 연재를 앞둔 웹툰 NR 뉴월드. 다음웹툰 제공

 

‘언플러그드보이’ ‘오디션’으로 팬덤층을 형성했던 천계영 작가 역시 다음웹툰에 둥지를 틀었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천계영 작가는 그간 다음웹툰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연재하며 창의적인 실험에 매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2011년 웹툰 데뷔작 ‘드레스코드’는 일상생활과 패션을 접목한 자전적 웹툰으로 기존 극화체의 그림체를 벗어나 SD캐릭터(캐릭터를 2등신 혹은 3등신으로 표현하는 기법)의 귀여움을 어필해 화제를 모았다.

▲ 웹툰 드레스코드. 다음웹툰 제공

 

이후 천계영 작가는 ‘언플러그드보이’ ‘오디션’ ‘DVD’ ‘TALENT’ ‘소설 THE 클럽’ ‘하이힐을 신은 소녀’ ‘예쁜 남자’ 등 자신의 출판 만화 및 신작을 다음웹툰과 함께 했다. 최근에는 2014년 9월부터 연재한 판타지 청춘 로맨스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의 네 번째 시즌을 마친 상태다.

웹툰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스낵컬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웹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탄탄한 실력을 갖춘 기성 작가들이 웹툰에 진출하면서 산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