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왜란2019] 잘 달리던 일본車, 한·일 충돌에 '브레이크?'
[경제왜란2019] 잘 달리던 일본車, 한·일 충돌에 '브레이크?'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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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토요타 자동차의 타어어를 누군가 고의로 펑크냈다는 사례나 일본 차량의 주차를 금지한다는 일부 주차장의 안내문 목격담도 올라오고 있다.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는 오히려 일본차에 대한 테러 등과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동조하기 보다 최대한 이성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반감에 일본산 수입차를 구매하거나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는 분위기도 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일감정 확산에 따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인한 현지에서 수입되는 한국토요타, 한국닛산, 혼다코리아 등이 판매에 적신호가 켜졌다.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실적이 22%나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브랜드는 오히려 판매가 증가한 상황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1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신규 등록은 모두 10만9314대로, 지난해 상반기(14만109대)보다 22.0% 급감했다. 그러나 일본차는 올 상반기 2만3482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2만1285대)보다 되레 10.3% 증가했다.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은 21.5%로, 전년 대비(15.2%)보다 크게 올랐다. 렉서스가 상반기 수입차 판매 3위에 올랐다. 토요타가 4위, 혼다가 5위로 뒤를 이었다. 렉서스 점유율은 지난해 상반기 4.5%에서 올 상반기 7.7%로, 혼다 점유율은 같은 기간 2.1%에서 5.2%로 상승했다.

6월 기준으로 토요타 3위, 렉서스 4위, 혼다 8위 등 수입차 상위 10위권 안에 일본 브랜드 3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 3개와 닛산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까지 총 4개 일본차 브랜드가 지난해 6월 보다 판매량이 늘었다. 일본 브랜드들은 국내에서의 반일 감정을 예의주시하며 마케팅과 고객행사 등을 일제히 중단하고 나섰다. 대규모 행사보다는 차량의 품질을 강조하는 방향의 입소문 마케팅에 당분간 주력할 분위기다.

 

닛산 신형알티마 / 사진=한국닛산
닛산 신형알티마 / 사진=한국닛산

일본 수입차 중에서는 한국닛산이 가장 피해자로 손 꼽힌다. 닛산은 베스트셀링카로 손꼽히는 알티마가 6년만에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으나 이렇다할 마케팅 포인트도 잡지 못하고 있다. 닛산은 국내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 중 유일하게 하위권을 맴돌며 고전해 왔다. 지난 6월 판매실적에서는 고작 284대만 판매해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12위를 기록했다. 알티마로 시장 회복을 준비해 왔으나 사실상 시장 회복이 어렵게 됐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모처럼 신차 출시로 분위기를 업 시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고 했는데 때마침 일본에서 불거진 수출규제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향후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아직 본사의 지침이 나오지 않아 손만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과의 통상마찰이 시작될 때부터 매장에 고객들의 찾는 발길이 뜸해 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토요타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글로벌시장에서 넘버원 판매를 기록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바로미터격인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면 다른 해외시장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특히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차와 토요타가 자존심을 내걸고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격돌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시장을 고스란히 현대기아차에 내줄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한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을 4만9790대를 판매했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차량을 토요타가 4167대, 렉서스가 8128대 각각 판매했다. 현대기아차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을 하이브리트 차량으로 판매해 왔다. 친환경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반일감정에 따라 모두 상쇄될 지경에 이르렀다.

하반기에는 보다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이며 마케팅을 극대화 시킬 계획이었지만 모든 준비가 허사가 될 지경이다. 토요타 관계자는 “분위기가 원만하게 해결되기 바라는 입장이다”며 “사실상 일본 본사에서 특별한 지시나 걱정할만한 움직임은 보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홍 신임 사장이 취임한 혼다코리아도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모처럼 판매활성화에 따라 지난 6월 판매실적이 801대를 기록하며 1000대 판매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을 맞이했다. 메가딜러인 KCC오토모빌 등을 통해 판매는 유지되겠지만 대규모 마케팅 활동은 일체 중단한 상황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다음 달 판매 실적을 봐야 정확한 영향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매장 내방객 수가 감소한 것은 맞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과거에도 반일감정에 따른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큰 영향은 없었지만 최근의 상황에 수입차업계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보복에 이어 한국 정부도 보복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반일감정이 확산되는 분위기 때문이다.

한편 중고차시장에서도 일본산 수입차 판매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는 신차 시장에 비해 1~2개월 반응이 더딘 편이라 당장의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은 없다"며 "그러나 일본산 차량에 대해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