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국제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 커질 전망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중국투자공사와 손잡고 한중산업협력펀드를 설립한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한스경제=권혁기 기자]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중국투자공사(CIC·China Investment Corporation)와 손잡고 '한중(韓中)산업협력펀드'를 설립해 배경에 관심이 모이진다.

17일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중국투자공사와 한중산업협력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며 "큰 틀에서 협력을 결정했고 구체적인 금액과 시기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한중산업협력펀드 규모는 1조원으로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며 협의에 따라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과 중국투자공사의 만남은 지난달 초 성사됐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이 6월 3일 중국으로 동반 출국해 8일 귀국했다.

중국 외곽 지역인 쿤밍을 방문한 것인데, 이곳에서 한중 경제를 주제로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 연례포럼을 열었다. 이 자리에 김 회장과 지 행장, 임영호 하나은행 중국 현지법인장이 참석했다. 북경랑자하나자산관리유한공사는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7년 중국 랑자고분유한공사와 세운 합작사다.

지주회장과 행장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함께 중국으로 간 것은 그만큼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이슈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김 회장과 지 행장이 해당 포럼에서 중국투자공사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한중산업협력펀드' 조성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중국투자공사는 운용자산이 9414억달러(약 1111조 6051억원)으로 중국 정부가 2007년 9월 출범한 최초 국부펀드다. 정부로부터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를 넘겨받아 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 측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중국투자공사는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기로 결정,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기존 중국 사업에 대한 확대 의지가 있는 한국 기업도 대상이다. 또 일부는 한국에 진출하려는 중국 기업에도 투자될 수 있다고 하나금융 측은 설명했다.

중국투자공사가 한중산업협력펀드 주요 출자자이자 공동 운용사로 참여하고 하나금융투자가 공동 운용사로 선정될 전망이다. 여기에 하나은행, 하나캐피탈, 하나생명보험 등이 출자자로 참여하고 중국투자공사는 중국 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출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대형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도 공동 운용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IMM프라이빗에쿼티, 블루런벤처스 등 사모펀드도 논의 중이다.

2012년 3월부터 하나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정태 회장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4대 금융지주 중 해외 투자자들 비중이 큰 하나금융 입장에서 매우 필요한 행보였다. 작년 말 기준 1%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주주 비율은 23.45%였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 홍콩, 미국을 방문한 김 회장은 올 들어 지 행장과 함께 홍콩, 싱가포르, 런던 등 해외IR(기업설명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김 회장은 취임 후 중국 지린, 랴오닝, 헤이룽장성에 점포를 설립, 동북 3성 모두에 4개 분행을 뒀다. 길림은행에도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번 협의에는 지성규 행장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 행장은 하나은행 홍콩지점 차장, 선양지점장을 역임했으며 2007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 초기 단장을 맡았다.

2015년 하나은행 중국 법인장으로 부임한 지 행장은 중국 법인의 현지화 작업에 집중, 2016년 287억원, 2017년 373억원, 2018년 3분기 누적 669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성과를 올렸다.

특히 중국 법인 주요 경영진을 모두 현지인으로 선임하는 등 한국인과 중국인의 소통을 강조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의 글로벌 확장 의지에 지 행장의 중국 경력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라며 "중국투자공사를 파트너로 맞이한다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하나금융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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