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현대차, 직급체계 개편과 경영혁신에 속도
임단협 앞두고 노조 반대가 관건... 임원 인사 예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코나 출시 발표회에서 청바지를 입고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사진=현대자동차

[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자신 만의 혁신적인 경영스타일을 현대차그룹 전반에 입히기 위해 나섰다. 더 이상 자동차 메이커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대대적인 혁신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ICT가 결합된 모빌리티 등의 미래 신사업을 펼치기 위해 조직혁신과 경영혁신이 필수라는 게 정의선 부회장의 판단이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기업 혁신을 위한 직급 개혁을 비롯한 인사혁신을 추진하고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4월 부터 이사대우와 이사, 상무까지의 임원 직급 체계를 상무로 통합했다. 사장 이하 6단계 직급을 4단계로 축소해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시키고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하반기 중에는 부장급 이하 직원에 대해서도 축소된 직급체계를 적용시키기 위해 막바지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ㅇㅇ님이나 주니어나 시니어 등의 직급명 도입을 검토했지만 그룹에 기 적용하고 있는 직급의 통일성을 위해 책임(사원, 대리)과 수석(차장, 부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 연구조직은 이미 책임과 수석을 직급을 단순화 시켜 적용하고 있어 통일성을 위해 연구개발본부와 본사조직의 직급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인사혁신은 현대차 임금단체협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으로 예상된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지만 빠르게 진행되더라도 추석(9월 13일)에 즈음해 타결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직급체계 개편과 함께 절대평가제와 다면평가제를 도입해 인사보상과 진급누락을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높은 역량에도 불구하고 인사고과가 낮게 평가돼 불이익을 받았던 기존 상대평가제를 없애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절대평가를 도입키로 했다.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위해 부서원과 부서장이 서로를 평가하는 다면평가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노조를 중심으로 직급체계 개편과 함께 병행될 예정인 인사평가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향후 임단협에서 어떤 결과로 바뀌게 될지 미지수다. 현대차 노조는 절대평가제에서 현재 5%로 의무 할당된 저성과자(D등급) 비중을 회사가 임의대로 늘려 '쉬운 해고'로 악용할 수 있어 반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내달 중 상무급 이상 임원인사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시장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규모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제기도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이 권역별 본부장 회의를 끝내고 곧장 달려간 중국법인에 대해 어떤 조치가 이어질 지 관심이 모아진다. 부진을 만회할 적임자를 배치해 시장을 만회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인사혁신을 통해 보다 속도감 있는 경영환경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상무급 인사와 함께 조직체계 개편으로 중량감 있는 완성차업체에서 ICT업체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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