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작가 구혜선이 새 소설 '눈물은 하트 모양'을 출간했다. 2009년 첫 소설 '탱고, 2012년 '복숭아 나무'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신작 '눈물은 하트 모양'은 좀처럼 예상하기 힘든 성격의 여자 '소주'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에 빨려 들어가게 되는 남자 '상식'의 이야기를 다룬다. '탱고'가 풋풋한 첫사랑을 다룬 감성적인 이야기라면 이번 작품은 작가 구혜선의 연애담이 담긴 로맨틱코미디다. 구혜선은 여주인공에 자신을 투영해 20대 시절의 연애사를 풀어냈다. 최근 출간 기념 인터뷰를 가진 구혜선은 "다양한 에피소드로 철없던 연애사를 되돌아보니 웃기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며 "내용 자체는 상처로 인해 이상 행동을 반복하는 여자와 그 여자에 대한 연민이 사랑으로 바뀌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다. 독자들이 가볍게 읽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소설 '눈물은 하트 모양' 출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대 시절, 사랑에 시련당하고 난 뒤 일러바칠 데가 필요해서 글을 썼다. 사실 시나리오로 작업했었다. 영화로 만들고 싶어서 꽤 오랫동안 껴안고 있었다. 하지만 투자적인 것도 그렇고 여러 상황을 고려하다 소설로 방향을 바꿨다. 시나리오가 있는 상태에서 작업해서 그런지 소설로 옮기는 데는 밤샘으로 일주일 정도 걸렸다. 상식이(남주인공)의 아파트, 집 앞 신호등 등 배경이 머릿속에 그림처럼 펼쳐져 좀 더 구체적으로 쓸 수 있었다. 10대, 20대 친구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책이 됐으면 좋겠다."
-실제 연애담을 녹였다고 했는데, 몇 가지 소개해달라.
"남자친구 집 앞 계단에서 잠이 든다던가, 대뜸 결혼하자고 했던 얘기들이 나의 20대 때 연애담이다. 남편에 대한 내용은 아니다.(웃음) 연애담을 녹이면서 캐릭터를 나와 동일시한 면이 좀 있다. 첫사랑과 이별했을 때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굉장히 노력했었다. '바람 필수도 있지', '떠날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했다. 당시 상처받지 않으려고 했던 생각들, 그런 부분에서 나를 표현했다."
-20대 구혜선의 사랑은 어땠나.
"20대 땐 불나방 같았다. 아닌 걸 알면서도 감정 주체가 잘 안됐다. 좋아해서 쫓아도 가보고, 지르기도 해보고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랬을까 싶은데 그때는 상대방이 너무 보고 싶어서 감정 주체가 안 될 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연락이 안 되는 사람이 아닌데 갑자기 연락이 안 되면 걱정되는 마음에 집 문 앞까지 찾아갔다. 지금은 이성적인 사람이 됐고, 나를 사랑하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남편 안재현도 책을 읽어봤나. 아내의 과거에 대한 내용을 즐겁게 보진 않았을 것 같다.
"남편은 이미 시나리오였을 때 읽어봤다. 과거에 대한 모든 걸 나누는 사이이기 때문에 에피소드마다 일일이 '이건 누구에 대한 내용이야'라고 말해줬다. 감상평은 독특하고, 전체적으로 독립영화 같다고 했다. 남편과의 연애담을 작품화할 생각은 아직 없다. tvN '신혼일기'(2017)를 하면서 많이 보여준 것 같다. 10년 후에 고발할 일이 생기면 그때 책으로 집필하겠다.(웃음)"
-'눈물은 하트 모양'이라는 책 제목도 독특하다. 어떻게 짓게 된 건가.
"원래 제목은 '소주의 상식'이었다. 시련당하고 소주를 마시다가 생각해냈다. 여자 이름이 소주, 남자 이름이 상식이면 재밌겠네 하면서 캐릭터 이름과 제목을 떠올렸다. 상식이가 점점 소주의 것이 되어가는 과정, 결국에는 '소주의 상식'이 되는 걸 생각했다. 그런데 출판사에서 10대, 20대를 타깃으로 하기엔 '소주의 상식'보단 예쁜 이름이 좋을 거라고 제안하더라. 투표를 통해 '눈물은 하트 모양'이 선정됐고, 그 의견에 따라 제목을 바꿨다."
-2009년에 낸 '탱고'도 연애소설이었는데, 그때와 달라진 포인트가 있다면.
"'탱고'에는 소녀스럽고 감성적인 느낌이 많았다면 이번엔 유쾌함이 가미됐다. 농담도 많고. 여주인공이 연애에 해탈하는 과정이 녹아있다고 해야 할까. 느낌이 많이 다르다."
-'탱고' 이후 작가로 활동한지 벌써 10년이 됐다.
"본업은 배우지만, 작가로 새로운 직업을 가진 것 같아 즐겁다. 10년을 채우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앞으로 더 활발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한 번 내봐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한게 여기까지 왔다. 시간이 그냥 그렇게 가 버렸다. 늙어버린 내 모습을 보면 내가 나를 너무 육체적으로 학대했나 싶기도 하다.(웃음)"
-배우 구혜선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을까.
"다른 작업을 하면서 본업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배우 일이다. 각인된 '캔디형' 이미지를 벗고 싶다. 맨날 당하는 역할만 해서 그런가 악역이나 센 이미지가 탐난다. 전문직 캐릭터는 할 때마다 내가 소화를 못 한 것도 있지만, 대중도 못 받아들이더라. 대중도 이해할 수 있고, 나도 소화할 수 있는 그런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 한살이라도 어릴 때 얼른 좋은 작품을 찍고 싶다."
신정원 기자 sjw1991@sporbiz.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