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래에셋, NH투자, KB증권 등 6개사, 대체거래소 설립 추진...거래소는 '부정적' 반응
증권업계에서 대체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국내 모든 주식거래를 독점하고 있던 한국거래소의 독점체제가 무너질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거래소와 경쟁할 '대체거래소(Alternative Trading System·ATS)' 설립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거래소의 지위가 위협받을 가능성은 적다. 현재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테크스포스(TF)가 꾸려져 설립 준비 작업이 한창이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가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체거래소 설립인가를 위한 준비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위원회가 만들어져 여러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6개 증권사 실무진과 금융투자협회 인원이 함께 참여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 설립은 지난 2013년 관련법 개정을 통해 가능해졌다. 하지만 법 개정 이후 6년간 대체거래소는 등장하지 않았다. 주식 거래량 제한 요건으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의 규모가 작고 수익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후 2016년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거래량 한도가 시장 전체의 5%에서 15%로 높아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대체거래소 설립의 유인은 크지 않았다. 국내 증권사들이 이미 한국거래소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다 거래소와 경쟁하기 위해선 상당한 자본과 인력의 투자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금융선진국인 미국의 경우엔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양대 시장을 형성하며 서로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한국거래소가 주식거래 체결과 시장감시 등 다양한 업무를 모두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 6개 증권사가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도 이들 증권사와 협력해 대체거래소 설립을 돕고 있다. 일각에선 대체거래소의 자본금 규모가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대체거래소의 자본금 규모와 등장시기 등은 여전히 미정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거래소 설립을 위해 위원회가 만들어져 준비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외부에 공개할 정도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국내에 맞는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연구용역은 물론 관련 법 등에 관한 전문가 자문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연말 정도면 어느 정도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대체거래소 설립에 부정적인 여론도 다소 부담이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부산지역 내 여론은 대체거래소 설립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국내 증시의 거래규모 등을 감안할 때 대체거래소 설립의 실익이 크지 않고 소모적 경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 정지원 이사장은 지난 9일 열렸던 간담회 자리에서 "현 시점에서 (대체거래소) 설립이 효과적이냐는 개인적 의문이 있다”면서 “(시장의) 소모적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용자들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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