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 2011년부터 시작해 150여 명 인력으로 연구·개발 집중
게임 서비스와 게임개발 위한 저작도구에 AI기술 도입

[한스경제=정도영 기자] "키보드의 자판을 두드리지 않고 조금 더 편리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게임 유저들은 생각한다. "헤드셋 하나로 명령하고 내가 만든 아바타가 나를 대신해 적을 무찌르는 그런 날이 언제나 올까" 이런 생각만 하면 유저들은 마냥 행복하다.

게임업계가 이런 유저들의 니즈를 반영해 조금 더 편리한 게임 환경 구축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키보드와 조이스틱 같은 거추장스러운 기기들을 창고로 던져버릴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게임업계에서 인공지능(AI) 기술개발에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엔씨소프트(엔씨)다. 엔씨는 연구·개발 인력 150여 명을 투입해 게임유저가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연구에 매진해왔다.

지난 18일 열린 'NC AI 미디어 토크'에서 한운희 엔씨소프트 미디어인텔리전스랩 실장이 자사의 AI 연구·개발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엔씨소프트(엔씨)는 그동안 연구하고 개발해온 AI 기술 일부를 지난 18일 '2019 NC AI 미디어 토크'를 통해 공개했다.

한운희 엔씨소프트 미디어인텔리전스랩 실장은 구체적인 AI 기술을 소개하기 전에 앞서 "엔씨는 AI를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도구로 인식, 목표로 설정해 기존보다 더 나은 해결책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새로운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실장은 또 “지난 2011년 2월 AI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것으로 시작으로 본격적인 AI 개발에 투자를 진행했다”고 소개하며 “AI 연구개발 조직을 크게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 두 가지로 나누어 5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사항은 크게 ▲기반 기술 R&D로 근본적인 혁신 추구 ▲활발한 공유·소통·교류·협력 ▲대학원 연구실 분위기 추구 ▲서로 발전하는 산학협력 등이다.

이날 자사의 AI 기술 일부를 설명한 이재준 엔씨소프트 AI 센터장은 "엔씨의 AI 기술은 현재 다른 분야, 다른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도 많이 앞서나가고 있다"며 "개발한 AI 기술을 유명 글로벌 컨퍼런스에 소개하고 발표하는 성과가 많은 상황에서 앞으로의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다양한 인재와 많은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엔씨의 AI는 기존 가치의 증대 차원에서는 '게임 도메인에서 AI 기술의 활용'하는 방법에 먼저 고민하고 있다”며 “'AI 기술 기반의 서비스 혁신'이라는 새로운 가치 위해 많은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구체적으로는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엔씨소프트가 소개한 AI관련 기술은 '아트 제작 지원 AI'와 '보이스 커맨드'다. 

'아트 제작 지원 AI'는 ▲모션 스타일 트랜스퍼 ▲학습기반 IK ▲텍스트 투 애니메이션 ▲캐릭터 얼굴·아이콘 생성 등 크게 4가지의 특징을 갖췄다. 게임 내 특정 스타일과 동작, 캐릭터의 얼굴과 NPC의 얼굴 등 이용자가 게임 내 접할 수 있는 상황과 장면에서 제작자가 수작업을 거치지 않고 AI가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구현 중에 있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AI 센터장이 '보이스 커맨드' 기술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보이스 커맨드'는 이용자의 목소리를 통해 게임 상황을 조작하는 것으로 호출어 인식과 명령어 인식을 결합해 AI가 이해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뜻한다. 엔씨는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말기(모바일) 실행에 맞춰 잡음, 원거리, 발성, 발화 변형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엔씨는 AI를 '서비스 AI'의 관점으로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플랫폼,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은 "기존의 AI 스피커, AI 서비스들이 정보를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고 AI는 이행하는데 것과 달리, 엔씨는 콘텐츠 중심 AI에 관심을 가짐과 동시에 콘텐츠에도 많은 감정이 들어가 이용자와 교감할 수 있는 부분으로 받아들여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야구'라는 콘텐츠에 AI 플랫폼과 AI 서비스를 적용해 지난 4월 AI 기반 야구 정보 서비스 'PAIGE(페이지) 2.0'를 선보이며 실제 AI를 구체적으로 이용자들이 맛볼 수 있게 했다. 또 야구 뉴스를 태그 중심으로 모으고 필요한 정보를 요약하는 기술도 선보였다.

이어 "실제 많은 연구·개발 상황에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보고 다양한 결과를 받아들여 발전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씨는 실제 오는 8월 중으로 '페이지 2.0'에 적용할 새로운 기술을 이날 선보였다. 20초 내외로 AI의 목소리를 통해 야구 하이라이트 중계 영상을 요약해 선보였다.

이처럼 엔씨는 미디어와 AI, 데이터와 AI, 정보 전달(딜리버리) AI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실제 적용 가능한 기술을 구현해내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NC AI 미디어 토크'에서 이재준 엔씨소프트 AI 센터장과 장정선 엔씨소프트 NLP 센터장이 참석한 기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정도영 기자

한편, 지난 5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청와대 방문 후 국내 기업 총수들과 만찬을 진행한 가운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며 엔씨의 AI 연구·개발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김택진 대표가 손 회장과의 만찬에 참석한 것은 손 회장이 AI에 대한 논의를 위해 특별한 애정을 담아 초청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손 회장이 AI가 30년 안에 인류의 지능과 능력을 뛰어넘고 모든 산업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을 정도로 AI 개발하고 발전하는데 큰 관심과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만남은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AI가 이슈로 떠오른 이후 다시 한번 AI를 4차 산업 그 이상의 미래를 위한 진화된 영역으로 불 지피는 계기가 됐다. 

이날 역시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엔씨웨스트 사장이 실제 AI 연구·개발에 어느 정도 참여하는지,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는지 등에 대한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해 이재준 AI 센터장은 "특별히 김택진 대표가 지시한 내용은 없지만, 즐거움을 추구하는 측면에 AI가 어떻게 적용될지, 구체적으로 게임 내 어떤 부분에 AI가 필요할 것인지 등 아이디어에 관해서는 많은 논의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사장이 미국에 큰 비중을 두고 많은 일들을 해오고 있지만 AI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고 실제 조언을 많이 구하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며 "실제 미국 내 휴먼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정보 제공과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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