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기자] 지난 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즐겁게 봤던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해 국내에서도 친숙해진 밴드 퀸과 1991년 사망한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에피소드를 재해석한 미술 작품, 이들의 역사가 담긴 소장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열렸다.

지난 해 국내에서 일어난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은 그야말로 엄청났다. 퀸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대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1020 세대들까지 극장으로 향하며 무려 994만 여 명의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음악 영화로선 이례적인 성과였다.

'각자의 삶에서 퀸을 마주한 적이 없는 젊은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보헤미안 랩소디'에 열광했을까'라는 물음에서 이번 전시는 출발했다. 보수적인 시대에 성소수자로 살며 느꼈던 프레디 머큐리의 혼란과 고통. 그의 삶의 이야기를 다루며 이번 전시는 '부적응자들을 위해 노래하는 부적응자들'이란 퀸의 정체성을 탐구하게 한다.

전시의 타이틀은 '보헤미안 랩소디'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발매됐던 1970년대 중반의 사회적 분위기는 이 노래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한층 더 깊게 울리게 한다. 늘 소수자로 살아온 프레디 머큐리의 절절함이 담긴 이 노래는 흔들리고 혼란을 느끼며 살아가는 한 인간의 서사를 듣는 이들의 마음에 전달한다. 전시는 이 노래가 가지고 있는 '금기를 부수는' 상징적인 의미와 흔들리며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두루 품고 있다.

전시는 지하 1층부터 지하 4층까지 무려 4개 층에서 이뤄진다. 지하 1층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 음악을 재해석한 비디오아트작품을 시작으로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연인이었던 메리의 사랑 이야기를 설치미술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지하 2층은 현대인들을 힘들게 하는 '압박감'을 주제로 한 작품과 불규칙하고 화려한 움직임을 가진 설치 작품을 통해 불안한 현대 사회를 묘사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지하 3층에서는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퀸의 노래 '위 윌 록 유'와 '위 아 더 챔피언스'로 구성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노래 가사를 재해석, '거울'이라는 요소를 활용해 관객들로 하여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프레디 머큐리와 퀸 멤버들이 좋아했떤 다양한 오브제들을 초대형 사이즈로 만날 수 있기도 하다.

지하 4층에서는 실제 퀸과 프레디 머큐리가 사용했던 소장품들을 볼 수 있다. 멤버들이 실제 입었던 의상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배우들이 입었던 의상, 멤버들이 직접 작성한 작곡 노트를 통해 퀸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흔적들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단연 백미로 꼽히는 20여 분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 장면을 거대한 화면과 현실감 있는 사운드로 구현한 '비디오 존'도 마련돼 있다. 이 공간은 관객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즐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전시는 오는 10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계속된다. 머큐리 피닉스 재단 이사장인 짐 비치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한국에서의 뜨거운 관심에 대해 지구 반대편에서 듣고 감동했다"며 "이번 전시는 한국에 있는 퀸 팬들의 관심에 대한 우리의 보답이자 선물이다. 여러분의 응원으로 프레디 머큐리의 정신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퀸 전시 공식 인스타그램

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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