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천만 영화 네 편?" 상반기 극장가, 극과 극 양극화 현상
[이슈+] "천만 영화 네 편?" 상반기 극장가, 극과 극 양극화 현상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7.2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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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상반기 극장가에는 소위 말하는 ‘천만영화’가 무려 3편이 나왔다.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에 이어 7월 중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기생충’까지 합하면 4편이다. 같은 해 개봉작 4편이 잇따라 천만영화가 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2019년 상반기 영화 관객 수는 역대 최고치에 달한다. 그러나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디즈니 영화, 상업물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극한직업’에서 ‘기생충’으로..매출 상승 효과

상반기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사상 처음 1억 명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관객 수(1억932만 명)와 매출액(9307억 원) 모두 지난해보다 각각 13.5%, 16.0%가 늘어 역대 상반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전년 대비 1191만 명(26.5%) 증가한 5688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4%p 증가한 52%를 기록했다. 이는 극한직업’과 ‘기생충’ 효과다. 같은 기간 외국 영화 관객 수는 5244만 명으로 전년 대비 2% 증가했다. 관객 점유율은 5.4%p 줄어든 48%에 그쳤다.

올 상반기 흥행작 1위는 1626만 명을 동원한 ‘극한직업’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392만 명으로 2위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958만 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827만 명을 모은 '알라딘'은 4위, 580만 명을 동원한 ‘캡틴 마블’은 5위를 차지했다.

■ 중-장년층 관객 활약 한 몫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함에 따라 중장년층, 노년층 관객들이 극장으로 향했다. CGV 리서치센터 분석결과 ‘기생충’의 50대 이상 관객 비율은 약 15%로 ‘어벤져스: 엔드게임’(7.2%)의 두 배를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 전체 영화의 50대 관객 비중(10.9%)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관객과 노년층 관객이 극장으로 유입되면서 ‘기생충’ 흥행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 상영 편중에 힘 못 쓰는 독립영화

상반기 영화계가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독립영화의 부진, 양극화 현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영진위는 한국영화 독립영화 관객 수가 전년대비 증가했다며 그 예로 ‘항거: 유관순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2월 개봉한 이 영화는 누적 관객 수 115만 8000명을 기록했다. 영진위는 “지난 해 한국 독립·예술영화 전체 관객 수가 100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존 예술영화는 개봉 1주차에서 293개 스크린에서 881회 차 상영됐을 시 인증심사에서 제외돼 왔다.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개봉 첫 주 1094개 스크린에서 4364회 상영돼 이 같은 기준에는 사실 상 맞지 않는다. 다만 이 영화가 10억 원의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독립영화 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독립영화가 설 곳을 잃은 반면 스크린 독과점 문제는 상반기에도 두드러졌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지난 4월 29일 80.9%의 일일 상영점유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일일 상영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영진위는 “상영 편중을 통해 이룩한 성과라는 점에서 명과 암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최근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의 변칙 개봉 논란까지 더해 점점 악화되고 있다.

또 상반기에는 평균 관객 수 500만 명을 웃도는 ‘중박’ 흥행을 기록한 작품이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영진위는 영화 ‘돈’과 ‘증인’, ‘내안의 그놈’, ‘걸캅스’ 등 차별화된 소재의 중급 제작비의 영화가 선전했다는 점이 한국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분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성공의 결과는 골고루 나눠져야 하는데, 상위 소수만 독식하고 나머지는 굉장히 힘겹게 살아가는 게 영화계의 고질병이다.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