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이다. 내숭과는 거리가 먼 말투와 특유의 솔직함이 빛난다. 배우 전혜진의 이야기다. 실제 모습과 맞춤옷을 입은 듯한 ‘걸크러시’ 캐릭터를 통해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최근 개봉작 영화 ‘비스트’와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로 대중과 만나는 전혜진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두 자녀의 엄마이기도 한 전혜진은 “아이들은 내가 나오는 작품에 별 관심이 없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 ‘비스트’에서 춘배 역을 맡아 외형적으로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뭔가 새로운 시도라 재미있게 하긴 했다. 처음에는 이정호 감독이 요구하는 수위가 더 셌다. 멕시코 쪽 마약상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는데 그 콘셉트는 좀 과할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님과 계속 기 싸움을 하다가 결국 영화 속 퇴물 마약상으로 완성했다. 문신이 원래 더 많았는데 너무 과한 것 같아 첫 촬영 때 많이 지웠다.”

-영화에서 춘배의 분량이 사실 많은 편은 아닌데 아쉽지 않나.

“마약 소굴이나 이런 곳이 짧게 나오긴 했다. 춘배를 설명할 수 있는 건 내가 영화에서 다 했다고 생각한다. 너무 설명이 길어지면 진부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감독님에게도 얘기했다. 물론 춘배의 정서적인 면이 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 ‘비스트’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남편 이선균의 반응은.

“사실 우리는 서로 정보 전달만 한다. ‘했으면 좋겠다,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비스트’에서 분장한 모습도 보여주지 않았다. 물론 이번 영화가 힘들어서 우는 소리는 많이 냈다. (웃음) 남편도 시사회 때 영화를 같이 봤는데 날 보고 웃었다고 했다.”

-친구 같은 부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선균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기도 했는데 안 데려간 것에 대해 서운하지 않았나.

“내가 집에 있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할 때 이선균이 많이 응원을 해줬다. 막상 없으면 허전하고 불안하다.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 배우자와 함께 갈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난 남편에게 초대를 못 받았다. 혼자 자유를 즐기고 싶었나보다. (웃음)”

-자녀들이 출연작들에 대한 관심이 높나.

“별 관심 없다. ‘비스트’도 친구한테 이야기를 듣고 내가 나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겁이 많아서 안 볼 거라고 했다. ‘기생충’ 역시 무섭다며 보지 않았다.”

- ‘불한당’을 시작으로 눈에 띄는 연기로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시대가 ‘걸크러시’가 통하기 때문인 것 같다. ‘불한당’ 팬덤 때문인지 모르지만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다. 최근에는 팬클럽 사이트가 생겼다. 팬클럽 친구들이 ‘검블유’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줬다. 특히 나를 지지해주는 분들은 여성분들이 많은데 연령대도 다양하다. 배우 일을 하면서 육아도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앞으로도 계속 활동해 달라고 한다. 지금까지 남아 배우를 하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다.”

- ‘검블유’를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처음부터 이런 소재에 흥미를 느꼈다. 기존의 드라마와 좀 달라서 좋았는데 시청률이 좀 아쉽다. 아직 어머니들을 사로잡기에는 힘든 소재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현장이 참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다. 재벌 캐릭터는 처음 연기했는데 신경 쓸 게 많았다. 제작진들과 호흡이 잘 맞아 어렵지 않게 촬영할 수 있었다.”

-40대 여배우임에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소화하고 있는데.

“정말 감사하다. 이것 역시 운이라고 생각한다. 집보다 밖이 편하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예전에는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모르겠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면 지금은 이 안에서 풀고 있다. 앞으로도 감사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려고 한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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