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방송·통신 정책 기구의 일원화 못 한 아쉬움 표명
사퇴의사 밝히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2일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경기도 과천 방통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제4기 방통위의 지난 2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발표하면서 “지금 문재인 정부는 2기를 맞아 대폭의 개편을 진행하려 한다”며 “정부의 새로운 성공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음을 알려 드린다”고 말했다.

진보성향 언론학자 출신인 이 위원장은 2017년 8월 임명된 뒤 2년간 방통위를 이끌어왔다. 방통위원장직은 방통위설치법상 3년 임기가 보장되지만 본인이 사의를 표해야 그만둘 수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년 간의 정책성과를 설명하면서도 아쉬웠던 점으로 방송·통신 정책 기구의 일원화가 실현되지 못한 점을 꼽았다. 현재 방송통신 분야에서 산업진흥은 과기정통부가, 규제 업무는 방통위가 맡고 있다.

그는 "방송·통신 정책은 모두 규제업무인 만큼 한국의 방송·통신 정책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모든 규제업무를 방통위가 맡는 것이 맞다"며 "방송·통신을 두 부처에서 관장하는 어불성설의 일이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원화된 방송통신 정책은 유료방송 합산규제 문제처럼 일관성·효율성을 상실하고 표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과 같은 해외 인터넷 기업에 '국내대리인'을 두도록 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국내 포털들은 트래픽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국내 통신사들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지만, 구글 유튜브나 페이스북은 별다른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망사용료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망 이용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거대 글로벌 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규제할 수 있는 법률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국내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찾아 개선하는 한편 해외 사업자의 부당 행위에 법 집행력을 높일 수 있도록 국제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 위원장의 후임으로 전·현직 언론인과 법조계 출신 인사들을 물망에 올려 검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