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최근 방송가에 '육아 예능' 대신 '돌봄 예능'이 돋보이고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2014~2015),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2013~)로 전성기를 맞은 육아 예능은 스타들이 자녀를 육아하는 콘셉트가 전부였다. 그러다 MBC '애니멀즈-유치원으로 간 강아지'(이하 '유간지', 2015)가 탄생하면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유간지'는 스타들의 돌봄 아래 여섯 명의 아이와 여섯 마리의 강아지가 한 공간에서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다. 그 뒤로 각종 예능에서는 스타들이 자녀를 키우는 육아 보다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보는 '돌봄 예능'이 나타났다. KBS 2TV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이하 '아이나라'), SBS '리틀 포레스트'가 대표적이다.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무엇인지, 또 '돌봄 예능'이 관심받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다.
 
 

KBS 제공

■ 육아→돌봄에 초점 둔 예능들

먼저 KBS 2TV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이의 등·하원을 책임질 수 없는 부모를 대신해 김구라, 서장훈, 김민종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세 사람을 통해 그동안 간과되어온 육아 현실과 직접 마주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누가 돌보고 있는지 또 어디서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특히 프로그램에는 일과 육아를 모두 해야 하는 워킹맘부터 전업주부로 나선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보는 집 등 다양한 가정이 등장하며, 이들이 전하는 솔직한 이야기는 보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다.

SBS '리틀 포레스트'는 스타들이 푸른 잔디와 맑은 공기로 가득한 자연에서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친환경 돌봄 하우스를 여는 신개념 '돌봄 예능'이다. '리틀 포레스트' 역시 '아이나라'와 마찬가지로 이서진, 이승기, 정소민, 박나래 등 스타들이 '돌보미'로 나서 아이들을 케어한다. '돌봄 예능'으로 묶을 수 있는 두 예능은 모두 객관적인 눈높이에서 현실 육아를 바라본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는 곧 기존 육아 예능과의 차별점으로 설명할 수 있다. 
 
 

SBS '리틀 포레스트'

■ 사회적 이슈, '돌봄'의 현주소 들여다보다
요즘 예능이 집중하기 시작한 '돌봄 서비스'는 최근 사회 화두이기도 하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36만 여명에게 제공된 온종일 돌봄 서비스는 오는 2022년 53만 명으로 확대된다. 지난달 교육부가 개최한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사업' 1차년도 성과보고회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노원구, 성동구 등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1년간 돌봄 전담조직과 지역 협의체를 설치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돌봄 기반을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노원구는 돌봄을 위한 센터를 2022년까지 40곳으로 늘려 맞벌이 가정의 초등 저학년 1000명을 수용할 계획까지 세웠다. 이처럼 '돌봄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방송가에서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아이나라' 원승연 PD는 "아이를 낳으면서 등·하원 도우미가 있는 걸 처음 알았다. 혼자 키울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 과연 아이들은 누가 키우고 있는가에 집중하려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실적인 질문이 프로그램 기획 의도"라고 돌봄 예능을 선보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원 PD는 프로그램을 통해 육아에 대한 고충을 짚고, 나아가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타사 프로그램은 피치 못할 부모의 사정으로 돌봄을 책임질 수 없는 아이들에 집중한다면, '아이나라'는 키우는 부모, 조부모, 돌봄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출연자들이 부모를 대신해 등·하원 도우미로 나서면서 대한민국의 아이 돌봄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될 거다. 현실을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육아를 하는 분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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