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화성. 한국관광공사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경기도 수원에 아주 아름다운 조선시대 문화유산이 남아있다.

팔달산을 에두르는 총 5,700m 길이의 화성이다.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기록에 따르면 원래 성문을 비롯해 48개의 시설물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등으로 소실 돼 현재는 41개 시설물이 복원돼 있다.

이 가운데 화성의 상징과도 같은 팔달문(보물 제402호)은 축조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이를 포함한 성의 북문이자 정문인 장안문 등 4대문, 시설물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서장대, 화포를 감춰두고 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남포루, 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로 꼽히는 방화수류정 등도 볼 수 있다.

성에 깃든 이야기들은 귀를 쫑긋하게 만든다. 화성은 조선 22대 왕 영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능을 양주 배봉산(현재 서울 전농동)에서 수원으로 이장하며 이주민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쌓았다.

잘 알려졌듯 사도세자는 1762년 당쟁으로 인해 한여름 뒤주 속에 갇혀 8일만에 죽었다. 정조는 당시 11세였다. 나중에 왕에 즉위한 후 아버지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현재의 위치로 묘를 이장하고 자신이 꿈꾸던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성을 축조했다. 아버지에 대한 한과 효심의 결과물이 화성인 셈이다.

축성 과정에는 단원 김홍도 등 예술가는 물론 실학의 거두 다산 정약용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특히 다산은 당시 30세의 나이로 중국의 ‘고금도서 집성’ 5,000권을 참조해 새로운 성곽을 설계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축성을 위해 거중기 등 근대적 기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정조의 극진한 효심과 근대 기술이 집약돼 탄생한 화성은 조선 성곽의 최고 완성형으로 꼽힌다. 중국과 서양의 축성술을 통해 석성과 토성의 장점만을 결합해 축성된 화성은 기존의 성곽의 단점을 확실하게 극복했다. 동시에 예술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추며 조선의 찬란한 문화역량이 집약된 결정체로 평가되고 있다.

오늘날 화성에는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화성에는 팔달산부터 화서문, 장안문, 화홍문 등을 지나 연무대까지 화성열차가 상시 운행 중이다. 수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연무대에서는 전통 활쏘기인 국궁체험도 가능하다. 단체관광객을 위한 1박2일 테마여행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수원화성 행궁투어, 국궁체험, 화성열차 체험 등이 포함돼 있으며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며 친절한 설명을 들려준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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