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적긴축이 끝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전으로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는 양적긴축이 1년도 안 돼 끝나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대차대조표를 분석해 이들 중앙은행의 전체 채권 매입액이 오는 9월부터 매도액을 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앙은행들은 채권을 사들여 돈을 풀거나 보유한 채권을 팔아 돈을 거둬들이는 등 유동성 관리로 경기를 조절한다.

연준, ECB, 일본은행 전체 보유자산 규모 추이를 살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돈을 푸는 양적완화를 유지하다가 지난해부터 돈을 회수하는 양적긴축으로의 전환이 나타난다.

이들의 자산 순매입(매입에서 매출을 뺀 규모)은 지난해 9월까지 플러스(+)를 유지하다가 현재 0이나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9월 다시 플러스로 전환하면 양적긴축의 시대는 11개월만에 막을 내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이유는 글로벌 경제 성장세의 급격한 둔화 때문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앙은행들이 지난해까지 긴축정책 쪽으로 대거 기울었다가 어쩔 수 없이 방향을 바꿨다”며 “보유자산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영속적으로 크게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부터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4조5000억달러(약 5310조원)에 이르는 보유자산 중 3700억달러(약 436조5000억원) 정도의 미국 재무부 채권(미국 국채)이 매도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연준이 올해 주택담보채권을 미국 국채로 모두 전환하는 작업을 마무리해 글로벌 금융위기 전으로 자산의 성격을 정상화하면서 보유자산을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금융기업 웰스파고는 연준의 보유자산이 향후 10년간 2조달러(약 2360조원)에 달하는 미국 국채 추가매입에 따라 사상 최대 수위로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ECB도 오는 9월 열리는 정책위원회에서 채권매입 재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ECB가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채권매입을 통한 양적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일련의 양적완화가 경기 부양에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모른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집계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매입하고 있는 자산 규모는 12조 달러(약 1경4156조원)에 달한다.

너무 많은 돈이 풀린 만큼 추가 조치의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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