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전자업계 '투톱' 불황에도 공격적인 투자 펼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 회장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국내 전자업계를 이끌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선도에 나섰다.

삼성은 2030년까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연구개발에 133조를 투자키로 했다. LG도 TV용 OLED패널 시장 선점을 위해 그동안 12조원을 투자한데 이어 3조원을 추가투입을 결정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LG가 나란히 투자를 확대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은 올해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발표하면서 시스템LSI와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에 대한 계획을 밝힌바 있다. 삼성의 계획은 4차 산업혁명 엔진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에 세계 1등이 되겠다는 목표다.

삼성의 계획은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에서도 읽힌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사장단 회의에서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밝힌바 있다. 이 부회장의 행보는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과도 일맥상통한 부분이다. 이건희 회장은 과거 “업황이 어려울수록 과감한 투자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밝히며 과감하고도 선제적인 투자를 지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에게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 실적악화 등에 직면한 이재용 부회장은 ‘컨티전시 플랜’으로 정면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안목을 길러야 한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LG디스플레이가 영업손실을 3637억원이나 낸 시점에서 더 공격적인 투자를 발표해 주목된다. LG디스플레이는 올 2분기에 매출은 5조3534억원을 기록했으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고 구본무 회장 때부터 LG는 OLED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펼쳐왔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4년간 대형 OLED 공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만 보더라도 12조원 이상이다.

경기도 파주공장에 총7조6000억원을 투자했고 중국 광저우 8.5세대 공장에 5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바통을 이어받은 구광모 회장은 선친보다 더 공격적이다. 대규모 손실을 봤으면 투자가 위축될 상황이지만 구광모 회장은 시장선점을 위해 발빠른 투자결정을 내놨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실적이 나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동력사업에는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인 셈이다.

구 회장은 올해 “지금이 바로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라는 기본 정신을 다시 깨우고 더욱 발전시킬 때”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구 회장의 결정덕에 LG디스플레이의 투자로 오는 2022년부터는 파주공장과 중국 광저우 공장을 합쳐 65인치급 TV패널을 월간 130만대 이상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중·대형 OLED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9인치 이상 OLED 시장의 점유율은 96.7%에 달한다. 30~40인치 이상의 TV패널은 사실상 100%의 점유를 나타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회장의 행보를 보면 과감한 결정력에 놀랍지 않을 수 없다”며 “선친의 가르침과 시장을 읽힌 분석이 선도기업의 총수의 면면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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