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장기인보험 집중, 성과주의, 외부전문가 영입 등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실적과 조직 체질 개선에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사진=메리츠화재

[한스경제=이승훈 기자] 손해보험업계의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성과가 두드러져 관심을 모은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자동차보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한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58억원으로 전년 동기(631억원) 대비 4.3% 증가했다. 주요 손보사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증가를 보였다.

메리츠화재의 1분기 장기인보험 신계약 매출은 39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20%를 넘어섰다.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부회장 부임을 기점으로 사상 최대 순익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전년 대비 52% 성장한 1713억원, 2016년 50.5% 증가한 25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017년에는 62.1% 높은 3846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4338억원으로 4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메리츠화재는 기존 지역본부와 영업지점 등 2단계로 돼 있는 조직체계를 영업지점 한 곳으로 통합해 운영비를 절감했다. 점포장 개개인에게 자율성을 보장하고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는 ‘성과주의’를 도입한 것이다.

아울러 대규모 사업비를 기반으로 판매채널에 집중했다. 전속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기존 800%대에서 1000%까지 확대한 것이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전속설계사 감소세가 뚜렷한 손보업계에서 유일하게 조직 규모가 커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속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보다 3934명 증가했다.

또한 메리츠화재는 전속 조직과 더불어 GA(독립보험대리점)에도 강력한 성과보수를 책정하면서 빠르게 신계약 규모를 늘렸다. 원수사로서는 파격적으로 순이익에 따라 일정 비중의 금액을 추가 지급하는 ‘이익공유제’를 도입했다.

김 부회장은 외부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조직 체질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증권사·정보기술(IT) 기업으로부터 퀀트 인력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와 통계에 기반한 투자 기법인 퀀트를 응용해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손해율은 낮춰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손해보험업계 전체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으로 실적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김 부회장이 자동차보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장기인보험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장기인보험은 자동차보험에 비해 장기적인 이익에도 유리해 다가오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투자 대비 수익이 많이 남지 않아 장기인보험에 집중했다”며 “사업비 부분을 내부적으로 많이 절감해 시책이나 수수료 체계를 투명하게 하고 GA채널이나 자사조직 설계사한테는 이익이 많이 돌아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설계사도 늘어나고 장기인보험 수익도 늘었다”고 했다.

이승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