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헬스앤뷰티 스토어 매장에는 일본 브랜드 제품이 가득하다./김아름 기자

[한스경제 김아름 기자] CJ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등 국내 3대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불매운동 사각지대'라는 비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헬스앤뷰티 시장 2조 원 시대에 일본 화장품의 주요 유통채널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 업계는 계약상 문제와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 등을 언급하고 있으나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더욱이 편의점과 중소상인회 등 일부 유통채널에선 제품 판매 거부에 동참했으며 마트와 택배 노조까지 일본 제품 배송 거부 의사를 밝히는 등 불매운동에 힘을 실고 있다 보니 헬스앤뷰티 스토어 또한 기업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등에 자리한 일본 브랜드 제품이 여전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주요 베스트 제품에 대해 매장 내 중심에 자리,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제품 판매 중단 또는 철회와 관련한 안내 문구 등은 찾아 볼 수 없다.

되레 하다라보와 슬림워크, 오카모토, 키스미, 수이사이 등 유명 일본 브랜드 제품은 가장 눈에 잘 띄는 진열대에 자리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은 아예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브랜드 제품에 관한 소개가 매장 입구 전면에 배치돼 있다./김아름 기자

이러한 상황을 두고 소비자들은 기업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헬스앤뷰티 스토어가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2조1000억 원을 육박, 새로운 뷰티 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본 브랜드의 주요 유통채널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모(30·여) 씨는 "일본 브랜드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라며 "이곳저곳에서 제품 판매 거부 안내문을 봤으나 헬스앤뷰티 스토어 어느 곳에서도 비슷한 문구는 본 적도 없다. 전혀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라고 말했다.

대학생인 정모(23·여) 씨 또한 "유니클로 등 패션 브랜드에서도 불매운동이 커지는 데 화장품 쪽은 크게 나타나는 것이 없는 듯 하다"라며 "어느 매장을 가도 일본 브랜드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어 좀 낯설다"고 의아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관련 업계는 판매 중단과 철수 등 조치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기업 차원에서 판매 중단을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브랜드와 계약 문제 등이 얽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과 해당 브랜드와 기업 간 계약상 문제가 걸려 있어 쉽게 결정내리기 어렵다"라며 "매장 또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곳이 대다수라 본사 방침이 내려지지 않은 한 선뜻 판매 중단 등을 진행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기업 입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 곤혹스러울 따름이다"라며 "본사 차원에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나 현실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어 앞으로 계획 등을 언급하기 어렵다"라고 편하지 못한 입장을 내비쳤다.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 등 세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 "본사에서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일본 불매운동 전후 판매율에 대해 "눈에 띄는 변화는 없으나 본사에 알아보는 것이 정확하다"라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일본 제품과 관련 불매운동이 경제와 사회 전반에 확산하는 가운데 헬스앤뷰티 스토어 내 일본 브랜드 제품 판매는 큰 변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업계는 화장품의 구매 주기가 길다 보니 아직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 불매운동 여파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 전후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데 할인 기간까지 더해져 큰 변동은 없는 듯 하다"라며 "매장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탓도 있겠으나 파악한 바로는 한 자릿 수 정도 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도 간과할 수 없기에 계속 동향 파악에 매진하고 있다"라며 "불매운동과 관련해 드러나는 움직임은 없으나 지켜보는 입장이다"라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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