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정민 기자] 재계가 지역형 일자리 창출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광주에 이어 울산에도 일자리 800여개를 창출했고 LG그룹은 구미에 투자촉진형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3300억원을 출자해 울산형 일자리 800개를 만들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9월 이화산업단지에 연면적 6만2060㎡ 규모 전기차 부품 전용공장을 착공, 2020년 7월 준공한다. 이 공장에선 전기차 구동 모터, 인버터 모듈, 베터리 시스템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내년 선보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기반 차량도 울산 지역형 일자리를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늘리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일자리가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현대모비스에 이어 2∼3개 대기업 투자와 연관기업 유치를 통한 울산형 일자리 로드맵을 8월 중순 이후 발표하겠다"며 "기술 강소기업 유치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전방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친환경 미래형 자동차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기반으로 '울산형 일자리 창출'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울산시가 밝힌 울산형 일자리 정의는 기업 투자를 기반으로 한 투자 촉진형 일자리다.

현대차는 앞서 임금협력형 광주형 일자리에도 지원에 팔을 걷었다. 광주형 일자리에 투자하는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업계의 평균 임금보다 낮은 임금으로 기업 투자를 유인해 공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으로 신설법인의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연봉을 주 44시간 기준 3500만원 수준으로 정하고 있다.

'임금' 상생안을 토대로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를 받아 자동차공장을 짓는 광주형 일자리는 자본금 5754억원 가운데 현대차가 437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지자체와 은행, 투자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LG그룹이 주도하는 구미형 일자리는 LG화학의 참여로 속도를 내게 됐다. 구미형 일자리는 기업이 100%투자하는 투자 촉진형 일자리 모델이다. LG화학은 베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양극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약 5000억원 규모의 양극재공장을 신설하는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공장 건설로 직간접 포함 1000여명 규모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4대 핵심원재료(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로 배터리 재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재료로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산업이다.

신설 공장은 내년 중 착공을 시작해 투자가 완료되는 2024년 이후에는 연간 약 6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6만톤은 고성능 순수 전기차(EV, 380km 이상 주행이 가능) 기준 약 50만대분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이 채결한 구미형 일자리는 정부가 추진중인 '상생형 지역 일자리 모델'의 하나인 구미형 일자리의 첫번째 사업이다. 구미형 일자리는 첨단 소재 산업의 미래 비전을 담아 기업이 100% 투자하는 투자촉진형 일자리 모델이다.

상생형 일자리는 크게 '임금협력형'과 '투자촉진형'으로 나뉜다. 투자촉진형은 해외에 투자를 원하는 기업에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대신, 해외에서 거둘 수 있는 생산성을 세금 감면, 복지 혜택 등으로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임금향상 효과와 지속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지역형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며 “단발성의 지원보다는 기업과 지역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투자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gomi032@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