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년간 성장세로 지주사에 효자 노릇...중간배당 받는 지주사의 지원 가능성 높아
최대실적을 기록한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 IB 지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사진=하나금융투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상반기 사상 최대실적을 내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도약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지주도 8년 만에 하나은행으로부터 중간배당을 받아 하나금융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전년동기 대비 43.5% 증가한 15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4.6% 증가한 903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해 비은행권 자회사 중 효자 역할을 했다. 연도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6년 866억원, 2017년 1463억원, 지난해 1517억원이다.

국내외 IB부문에서 성과를 낸 것이 주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상반기 스페인 태양광발전소 지분을 인수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BNP파리바 폴란드 본사 건물 인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리모델링 예정 오피스 투자 등 굵직한 부동산 투자 건도 성사시켰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대구 도원동 주상복합단지 개발에 5000억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제공했다. 6월에는 GS리테일-모아종합건설 컨소시엄과 손잡고 4000억원 규모의 대구MBC 부지를 매입해 주거복합시설을 짓기로 했다. 총 건설비용에만 1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또 대체투자사, 금융그룹 등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상반기 하나금융투자가 큰 주목을 받은 건 국내 증권사 가운데 8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해 3월과 11월 각각 7000억원과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거친 후 올해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약 3조3000억원 수준으로 규모를 키웠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위는 하나금융투자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금융투자시장이 IB중심으로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주사 입장에선 하나금융투자의 덩치를 더 키워야할 필요가 생겼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하나은행으로부터 받을 중간배당 등을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유상증자에 활용하게 되면 하나금융투자는 초대형 IB지정을 목전에 두게 된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만 금융위로부터 지정 받을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하나금융투자를 든든히 지원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자회사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총 45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배당대상 주식은 10억7191만5717주로 1주당 419.81원이 책정됐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므로 배당금은 전액 하나금융지주로 입금된다.

하나금융지주가 중간배당을 받기로 결정한 것은 8년 만이다. 2011년 당시 시행한 중간배당 9700억원은 외환은행 인수 비용으로 활용됐다. 그 이후 8년 동안 중간배당이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 결정한 중간배당도 특별한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는 이를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 IB 진입을 돕기 위한 유상증자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가 꾸준한 성장세를 달리고 있기에 시기상으로도 적절하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이번에 유상증자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을 초대형 IB의 자격요건인 4조원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구체적인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향후 초대형 IB지정을 위한 준비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여러 사안이 확정되는 대로 초대형 IB 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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