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가맹점 재고부담에 본사는 외면…일방적 통보로 '가맹사업법' 위반 우려도
이마트24에서 고객이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이마트24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GS25, 씨유(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업체들이 일본맥주를 할인행사에서 제외시키면서 가맹점 재고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다음 달부터 수입 맥주 할인 행사에서 일본산 제품을 제외할 방침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국민 정서를 고려한다는 이유에서다. 

씨유는 수입 맥주 8월 할인 행사에서 아사히·기린이치방·삿포로 등 총 10종을 제외할 뿐만 아니라 에비스 등 총 5종을 발주 정지할 예정이다. GS25와 세븐일레븐은 일본산 맥주뿐만 아니라 아사히그룹홀딩스가 소유한 코젤, 필스너 우르켈 등까지 할인 행사에서 제외했다. 이마트24와 미니스톱도 일본 맥주 할인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주요 편의점 업체들의 통큰 결단은 당장 매출감소 보다는 국민정서와 함께 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반면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국민정서를 고려한 본사의 행동에 매출하락에 이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재고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일본제품 판매량이 급락하자 각 가맹점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불매운동이 시작하면서 각 편의점별로 일본맥주 판매량은 급락했다. 씨유는 이달 1~21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대비 40.3%나 급감했으며 GS25, 세븐일레븐 등도 20%대 감소율을 보였다. 반면 반등한 국산맥주 판매 상승률은 3%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름 장사대목인 '맥주' 판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셈이다.

여름 장사대목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데 이어 올 8월부터 수입맥주 할인행사에 일본제품을 제외되면서 일부 점주들은 기존 재고마저 처리하기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맥주는 일단 주문해 입고가 되면 본사로 반품이 불가능해 발주물량을 점포에서 전량 소진해야한다. 또 씨유 등 일부 편의점 업체는 할인행사 제외 뿐만 아니라 일부상품에 한해 발주중단도 이뤄져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점주들은 이번 사건이 가맹사업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해당 사안은 점포 매출과 직결된 부분임에도 '발표 전까지 본사와 편의점주 사이에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씨유, 이마트24, 미니스톱 등은 일본 맥주제품에 대한 행사중단을 발표할 때까지 점주들에게 공식적인 안내 공문도 보내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한 프렌차이즈 편의점 가맹점주 A씨는 "일본 맥주를 행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결정에 대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면서도 "본사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주도하기 앞서 가맹점들의 상황도 고려해야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편의점 가맹점주 B씨도 "불매운동 영향으로 여름 대목인 맥주장사는 이미 놓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며 "본사차원에서 가맹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본사 관계자는 "아직 할인행사중단 결정 초입인만큼 본사차원에서 추가적으로 논의한 사안은 없다"면서도 "월별 할인행사 품목 선정의 경우 이전부터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만큼 별다른 문제의 소지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지만 불매운동이 장기화돼 영향을 미친다면 대책방안 마련에 나설 수 있다"고 답했다.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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