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호날두 노쇼' 논란으로 본 슈퍼스타의 허상
[기자의 눈] '호날두 노쇼' 논란으로 본 슈퍼스타의 허상
  • 박종민 기자
  • 승인 2019.07.2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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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믹스트존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종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믹스트존을 빠져나가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스포츠경제=박종민 기자]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존재 이유는 팬들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이 부와 명예를 얻기까지는 대중 또는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방한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ㆍ유벤투스FC)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내 축구 팬들을 크게 실망시킨 수준을 넘어 분노케 했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팀 K리그간의 친선 경기를 주최했던 더페스타의 행정 미숙 등을 차치하고 단순히 호날두라는 스타 개인의 언행을 봤을 때도 문제가 많았다. 사실상 슈퍼스타라는 꼭대기 자리에서 팬들을 아래로 내려다봤기 때문이다.

당초 경기 계약에는 호날두의 최소 45분 출전 조항이 있었다. 그런데도 호날두는 당일 귀걸이를 착용하고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전광판에는 수 차례 얼굴이 비춰졌지만, 대부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6만5000여 명의 관중은 호날두라는 이름을 연호하며 결장을 아쉬워했으나 정작 그는 경기 종료 후 관중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 재빨리 라커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믹스트존에서도 40분 이상 기다린 취재진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굳은 표정을 지으며 선수단 버스로 향했다.

한 원로 축구 관계자는 “실력 이전에 인성을 갖춰야 한다. 아무리 대단한 실력의 선수라도 경기장에 모인 전 관중을 무시하는 수준의 행동들이었다. 실망스러웠다”고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날 유벤투스 선수단은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 6만5000여 명의 57분을 빼앗았다.

과거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의 방한 때도 잡음이 일었다. 지난 1997년 한국을 찾은 ‘공룡센터’ 샤킬 오닐(45)은 서울 롯데월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다소 거만한 태도로 빈축을 샀다. 무표정으로 일관했고, 어린 소년들이 레이업을 시도할 땐 근처에 서서 공을 강하게 걷어내듯 쳐내며 농구 꿈나무들의 사기를 짓밟았다.

슈퍼스타까진 아니지만, 최근 인기가 남다른 한 남자골퍼 A 씨도 유명 선수답지 않은 언행으로 논란을 빚었다. 대회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A 선수가 갤러리들에게 다짜고짜 반말을 하고 작은 목소리이지만 욕설도 했다”고 귀띔했다.

한 연예인은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인기를 얻고 큰 돈을 버니 허공에 붕 뜬 기분이다”라고 했다. 연예계나 스포츠계나 슈퍼스타들은 자신이 얻고 있는 인기의 실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분명 실제보다 과대포장된 면이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세상 일들과 성공을 얘기할 때 나오는 말이 ‘운칠기삼(運七技三)’이다. 인생 모든 일의 성패에는 재능이 30%, 운이 70% 작용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 만큼 모든 일은 실력대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며 겸손하라는 얘기다.

슈퍼스타와 팬들간에는 수직적인 권력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들은 갑을관계가 아니라 ‘공생관계’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