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모지에 뜬 '육상 샛별' 양예빈, 29년 만에 신기록 경신 비결은
불모지에 뜬 '육상 샛별' 양예빈, 29년 만에 신기록 경신 비결은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7.30 17:00
  • 수정 2019-07-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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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육상연맹
양예빈(가운데)이 29년 만에 한국 여자 중학생 400m 기록을 경신했다. /대한육상연맹

[한국스포츠경제=이선영 기자] 불모지나 다름없는 한국 육상에 샛별이 떠오르고 있다. ‘여중생 볼트’ 양예빈(15·계룡중)이 29년 만에 한국 여자 중학생 400m 기록을 경신하며 희망을 쏘아 올렸다. 

양예빈은 29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제40회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여자 중학교 400m 결선에서 55초2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1990년 김동숙이 작성한 여중부 최고기록(55초60)을 0.31초 앞당기며 우승을 차지했다. 성인 포함 한국 여자부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기는 동시에 18세 이하 아시아 여자 400m 랭킹 7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양예빈은 김은혜 코치를 끌어안은 뒤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올해 목표로 했던 여중부 400m 신기록을 수립해서 기쁘다. 앞으로 한국 기록(53초67) 경신을 목표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예빈은 400m와 함께 1600m 혼성 릴레이, 200m를 휩쓸며 대회 3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5월 전국소년체전 1600m 계주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선두에 50m 이상 뒤진 채 배턴을 넘겨받은 양예빈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간격을 좁히며 선두를 따라잡았다. 이후 선두를 따돌리고 여유 있게 1위로 들어와 관중석의 환호를 이끌었다. 기적 같은 역전 레이스로 이름을 떨치면서 ‘육상계의 김연아’, ‘여중생 볼트’, ‘계룡 여신’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멀리뛰기 선수로 육상에 입문했으나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트랙 종목인 단거리 선수(200m, 400m)로 전향했다. 종목을 바꾼 지 1년 반 만에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전국소년체전 여중부 400m에서 대회 신기록(55초94)을 세우며 지난해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57초51)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국소년체전 때 기록을 0.65초 단축하며 한국 여중부 기록을 새롭게 썼다. 200m에서도 전국소년체전(25초20) 때보다 0.28초 빠른 24초92에 결승선을 끊으며 개인 최고 기록과 함께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타고난 신체조건에 뛰어난 근성과 집중력으로 한국 육상계를 주름잡고 있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양예빈은 161cm의 신장에 하체 길이만 100cm에 이른다. 긴 다리 덕분에 보폭이 성인 여자 선수 수준인 2m다. 여기에 멀리뛰기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다진 하체 근력도 압도적인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비결로 평가 받는다. 엄청난 노력도 뒤따른다. 김은혜 코치는 양예빈에 대해 ‘천재형’이 아닌 ‘노력형’이라고 밝혔다. 김 코치는 “양예빈은 훈련할 때 과제를 주면 해내려는 의지와 집중력이 남다르다. 훈련을 하면 할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칭찬했다.

최근 양예빈을 비롯해 이재성(18·덕계고), 이재웅(17·경북 영동고) 등 샛별들의 등장으로 한국 육상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재성은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남고부 100m 결선에서 대회 신기록(10초45)을 수립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재웅은 지난 13일 2019 호쿠렌 디스턴스챌린지 3차 대회 남자 1500m 결선에서 한국 남고부 최고 기록(3분44초18)을 작성했다. 오랜 침체기를 겪은 한국 육상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비치면서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