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H농협은행, 예적금 금리 최대 0.3%포인트 낮춰
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1.50%로 인하했다./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호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들의 수익성 유지에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국내경제의 완만한 성장세를 예상하며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란 방침을 밝혔다. 이에 시장에선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실적 방어를 위한 즉각적인 조치에 나섰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대부분 1%대로 떨어졌다. NH농협은행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가장 발빠르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금리인하에 동참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5일 예금금리를 0.2~0.3%포인트, 적금 금리는 0.25~0.3%포인트 인하했다.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NH농심-농부의 마음 정기예금' 금리는 연 1.90~2.30%에서 연 1.55~1.95%로 인하됐다. 오프라인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대면전용 상품인 'e금리우대예금'은 연 1.95~2.35%에서 연 1.60~2.00%로 금리를 내렸다.

우리은행도 지난 29일 주요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인 '우리슈퍼 주거래 정기예금'은 만기 12개월 이상 상품 기준 금리가 종전 1.90%에서 1.60%로 하향 조정됐다. '위비꿀마켓예금'은 1.95%에서 1.70%로, '위비정기예금'은 1.50%에서 1.40%로 각각 내렸다. '정기예금'과 '두루두루정기예금'은 만기별로 금리가 각각 0.1%포인트 인하됐다.

'우리자유적금' 상품은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 기준 금리가 1.45%에서 1.15%로 0.3%포인트 인하됐다. '마이 스타일 자유적금'은 기간별로 각 0.3%포인트, '우리사랑 정기적금'은 0.2%포인트 금리가 인하됐다.

KEB하나은행 역시 같은 날 정기예금 금리를 0.1~0.25%포인트, 정기적금은 0.2~0.3%포인트 인하했다. 대표상품인 '369 정기예금'(1년만기)의 최고 금리는 연 1.7%에서 1.6%로 인하됐다. 주요 상품인 '고단위플러스 금리확정형 정기예금'(만기일시 지급식)은 1년 이상 2년 미만 기본금리가 연 1.45%에서 1.20%로 0.25%포인트 인하됐다. 'N플러스 정기예금' 1년 이상 상품의 금리는 연 1.80%에서 1.50%로 0.30%포인트 낮아졌으며, 자유적립식 적금인 'e-플러스적금' 1년 금리는 연 1.90%에서 1.60%로, '하나머니세상 적금' 12개월 금리는 연 1.45%에서 1.15%로 각각 0.3%포인트 인하됐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수신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수신금리를 유지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은행들이 모두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1%대의 초저금리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2분기 양호한 실적을 올렸지만 순이자마진(NIM)은 1분기보다 줄어들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수익성을 진단하는 주요 지표다.

지난 2분기 가장 높은 순이자마진을 기록한 국민은행은 1분기 1.71%에서 2분기 1.70%로 0.1%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은 1.61%에서 1.58%로, 하나은행은 1.55%에서 1.54%로, 우리은행은 1.52%에서 1.49%로 순이자마진이 낮아졌다.

하반기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실시될 경우 순이자마진의 추가 하락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대출성장세 둔화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은행들의 수익성은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원화대출금의 꾸준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한 안정적인 이자수익 증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시장의 저금리 상황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라며 "은행들은 이미 저금리와 성장둔화 상황에 대비한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IB(투자은행), 자산관리 강화 등을 통한 수익모델 다변화는 물론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지점 및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한 비용절감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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