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악력 높을수록 당뇨병 발생 위험 크게 감소
단국대병원 최은영 교수, 성인 8082명 분석 결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악력(손아귀로 사물을 쥐는 힘)이 높을수록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 중에서도 상대악력(양손에서 각각 잰 최대 악력값의 합인 절대악력을 체질량지수로 나눈 값)이 당뇨병 위험의 증감을 가장 예민하게 반영했다.

최은영 교수

1일 단국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영 교수가 2014∼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8082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당뇨병 발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연구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2형(성인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8.3%였다. 상대악력이 하위 25%에 속하는 사람의 당뇨병 유병률은 18.5%로, 우리나라 성인 평균 당뇨병 유병률(8.3%)의 두 배 이상이었다. 상대악력이 하위 25%보다 위인 사람(6.4%)에 비해 3배가량 높았다. 이는 상대악력이 높을수록 당뇨병 위험이 대폭 감소한다는 의미다.

일어선 상태에서 3초간 압력계를 힘껏 잡아서 잰 양손의 악력(각각 3회 실시) 중 최대 악력의 합(왼손·오른손)을 절대 악력이라 한다. 상대악력은 절대 악력을 체질량지수(BMI)로 나눈 값이다.

이 연구에서 상대악력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당뇨병 외에 심장병·뇌졸중·관절염 유병률도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의 감소가 당뇨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악력은 근력 운동의 누적된 결과이므로 근육량의 증가를 반영한다. 근육량이 늘면 근육 수축으로 인한 혈당 소모가 증가돼 혈당 조절과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당뇨병 환자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 근력이 증가하면 근육량 증가와는 관계없이 인슐린의 기능이 향상돼 당뇨병 예방에 기여하게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교수는 “악력은 근력을 평가하는 단순하고 간편하며 경제적인 도구”이며 “한국 성인에서 근력의 지표인 상대 악력의 감소는 경제적 수준이나 비만·생활습관에 상관없이 당뇨병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20세 이상 한국인에서 상대 악력과 제2형 당뇨병과의 관련성)는 대한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홍성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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