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아파트·오피스텔 등 포레나 적용…기존 브랜드 '꿈에그린' 18년만 작별
한화, "단지 가치 보고 여부 판단... 적용기준 곧 마련"
입주민 "브랜드 보고 왔는데…무료로 시공사가 변경해줘야"

[한스경제=황보준엽 기자] 한화건설이 자사 주택브랜드 '꿈에그린', '오벨리스크'와 작별하고 새로운 주거브랜드 '포레나'를 론칭하면서, 기존 주택명 변경 가능 여부가 관심사다. 한화건설은 브랜드 사용은 허락하겠지만 소유권이 넘어간 만큼 단지명 변경에 필요한 비용은 입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기 분양자들은 브랜드를 없앤 것이 건설사 책임이니 무료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31일 새로운 주거 브랜드 '포레나(FORENA)'의 개발을 완료하고 이날부터 전면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포레나는 스웨덴어로 ‘연결’을 뜻한다. ‘사람과 공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는 한화건설의 의지가 담겼다.

새 브랜드 론칭에 따라 앞으로 한화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오피스텔·주상복합 등은 공동주택 통합브랜드 포레나가 적용된다. 이로써 한화건설은 '하이엔드-갤러리아', '프리미엄-포레나'의 브랜드 체계를 갖췄으며 18여 년만에 꿈에그린, 오벨리스크 등의 브랜드는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일반적으로 주택 브랜드는 높은 인지도와 평면 설계와 커뮤니티 시설 등 상품성이 뛰어나 수요자들이 집을 선택하는 데 있어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런 이유로 '래미안', '꿈에그린', 'e편한세상' 등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명이 붙은 아파트는 시장에서 관심이 상당하다. 중소형 브랜드 건설사 대비 시세도 10~20% 정도 높고 전세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수요자들은 이런 이유로 브랜드를 보고 대형건설사의 아파트를 선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꿈에그린', '오벨리스크' 이름을 달았던 아파트 단지들의 개명에 관심이 쏠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단언할 순 없겠지만 이제 없는 브랜드보다는 새롭게 나온 브랜드로 이름을 변경하는 게 아무래도 더 낫지 않겠냐"면서도 "이름을 바꿔달기까지는 주민동의를 거치고, 자체적인 비용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개명에 나설 단지가 많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단지의 개명 과정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주민들의 브랜드 변경 건에 대한 동의를 받은 후 시공사로부터 브랜드 사용 승인을 득하고, 지자체에서 허가를 받는 순으로 진행된다. 시공사 사용 승인없이 외벽 등 브랜드 표기 변경 시 주소지 상으로는 단지명이 바뀌지 않는다.

한화건설은 기존 단지가 브랜드 명을 바꾸길 원한다면 사용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새로 내세운 '포레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지 않는 단지만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다. 무분별한 남용을 막아 브랜드 가치하락을 막겠다는 얘기다.

임대주택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처럼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도 입주민들이 원한다면 단지 컨디션과 홍보효과 등을 검토 후 브랜드 사용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단 준공 후 단지라면 소유권이 입주자들에게 넘어간 만큼 브랜드 변경에 따른 외벽 페인트 작업 등 제반비용은 입주자들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대한 기준도 조율 중에 있다. 한화건설은 가능한 빠른 기간 내 적용 범위 등 세부요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한화건설의 계획과는 달리 기존 브랜드 아파트 입주자들은 이러한 조치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입주자들은 브랜드를 보고 입주했고, 통합브랜드 출시에 따른 사전 조율이 없었던 만큼 모든 단지에 대해서 브랜드 변경 시 발생하는 소요비용을 무료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서울 광진구 한화꿈에그린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꿈에그린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입주했는데, 이제 없는 브랜드가 된다고 하면 단지의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당연히 한화건설에서 브랜드 변경에 따른 모든 작업을 무료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화건설 측은 "모든 단지에 새로운 브랜드 변경을 무료로 해줄 순 없지만, 기존 브랜드 적용 주택 입주민들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수십 수백의 아파트를 지었는데 모든 단지에 어떻게 무료로(브랜드 변경 작업) 진행할 수 있겠냐"며 "하지만 입주민들과의 협의과정을 거쳐 합의점 도출에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보다 앞서 아파트 브랜드 '예가'와 오피스텔 '플래티넘'을 '더 플래티넘'으로 통합한 쌍용건설도 브랜드 변경을 유료로 진행한 바 있다. 단지 외관과 조경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단지명 변경 요청 시 허가만 내주는 방식이다.

황보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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