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윤 사장, 폭 넓은 경험 토대로 휠라 브랜드 리뉴얼
올해 2분기 실적 역대급으로 추정... 초·중·고생에 '잇템'으로 인기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 휠라코리아 제공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최근 백화점이나 아웃렛매장 스포츠용품 코너를 방문하면 유독 손님들이 가득차 있는 매장이 있다. 과거 중고생들로부터 '잇템'으로 각광을 받았던 휠라(FILA)가 다시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새로운 디자인과 특성을 살린 제품으로 초·중·고등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독차지 하고 있다.

'윤근창 효과'일까. 휠라가 계속되는 내수 부진과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 등 갈수록 치열해지는 패션 시장 속에서 부활에 성공,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근창 휠라코리아 사장의 진두지휘 하에 휠라가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는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휠라코리아의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다. 기업 브랜드 평판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쇼핑 메카라 불리는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재입성했다.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금융 등 관련 업계에선 휠라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역대급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조사 등에 따르면 휠라코리아의 올해 2분기 추정치 평균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03% 증가한 1435억 원이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기준, 18.10% 늘어난 9332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까지 지속된다면 휠라는 올해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 또한 증가세다. 지난해 휠라코리아의 매출 가운데 해외비중은 75.8%로, 지난 2016년 6298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2조2404억 원으로 4배 가까이 급등했다. 브랜드 로열티 수익도 2017년 599억 원에서 지난해 909억 원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기업 브랜드 평판에서도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28일까지 한달 간 섬유의류 상장 기업 브랜드 평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휠라코리아가 1위를 기록했다.

섬유의류 상장기업 브랜드평판지수는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 △시장지수 △사회공헌지수로 분석하는데 휠라는 참여지수 23만9659, 미디어지수  9만6874, 소통지수 7만3047, 커뮤니티지수 5만3184, 시장지수 261만3530, 사회공헌지수 3만8815 등으로 브랜드평판지수는 311만5108로 분석됐다.

새롭게 문을 연 휠라 서울점 매장/휠라코리아

경사는 이뿐 만이 아니다.

명동 직영점 폐점 12년 만에 다시 명동 중앙로에 입성, 서울점을 오픈했다. 패션과 화장품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명동 지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 명동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판매 보다는 브랜드 경험을 위한 소통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게 휠라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멀리에서도 눈에 띌 수 있도록 대형 멀티비전을 설치하는 등 상징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선 휠라의 부활을 두고 윤 사장의 탁월한 리더쉽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지난해 지휘봉을 잡은 윤 사장은 윤윤수 회장의 장남으로 그간 쌓아온 경험을 살려 휠라의 턴어라운드를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본사를 인수한 지난 2007년 자회사인 휠라 USA에 입사해 사업개발을 물론이고 중국 푸첸성(福建省) 진장(晋江)의 소싱센터에 파견, 현장 경험을 익힌 바 있다. 이후 휠라 USA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으며 2015년 7월 휠라코리아에 정식 입사했다. 국내에서는 전략기획본부장을 시작으로 풋웨어 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CFO 등을 단계적으로 밟으며 휠라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후 메가폰을 잡으며 휠라 브랜드 자체 리뉴얼에 돌입, 실질적 전략 수립과 실행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스포츠 브랜드의 핵심으로 꼽히는 신발 부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혁신 모델’을 적용했으며 합리적 가격 정책을 내세워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이끌어 냈다. 이 외에도 헤리티지 강화 제품 전략과 소비자와 쌍방 소통을 위한 의사 결정 등 브랜드 변화를 주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휠라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업계에선 '제2의 휠라가 돼야 한다'라는 우스개 소리도 나올 정도로 휠라의 부활은 패션 시장 내에서도 큰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사장이 경영권을 잡은 후) 생산 절차를 효율한 것과 유통 채널 전환으로 인한 수수료 절감에 따른 가격 정책 등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사장이) 또 어떠한 전략으로 패션 시장에서 성장할 지 기대하고 있다"라며 "휠라가 강동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판을 또 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눈과 귀가 주목될 수 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휠라는 20년간 머물던 서초동 생활을 마감,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강동 천호동으로 이전한다. 사세 확장으로 분산된 조직을 한 공간으로 통합, 업무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휠라코리아는 'FILA'와 'FILA GOLF', 'FILA KIDS', 'FILA INTIMO', 'filativa' 등 5개 브랜드와 기타 사업부문을 진행하고 있다. 1911년 이탈리아 피에몬테주 비엘라에서 휠라 형제에 의해 설립된 휠라는 2007년 휠라코리아가 자회사인 GLBH 홀딩스를 이용해 SBI로부터 휠라 룩셈부르크를 인수했다. 이후 전 세계 휠라 브랜드를 관리하고 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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