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소재 국내 업체로 전환 가속화 될 전망... 국내 대체재 확보에 총력 펼처
삼성전자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사진=삼성전자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로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반도체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도체 업계는 생산물량 감축과 소재 확보를 위한 국내와 일본을 제외한 해외 업체로의 전환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일본정부는 지난 2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했다. 당장 수출품목에 대한 금지는 아니지만 백색국가의 경우 수출 절차 간소화에 따라 소재 수급이 수월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대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만큼 반도체 분야에서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기업들이 대응안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앞서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업계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본의 경제 보복까지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은 물론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자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D램 등의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감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출 규제 조치는 소재에 대한 수출 금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허가 절차에 따른 부담이 있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메모리 생산 감축설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생산공정 전환 등을 통해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12라인 낸드플래시 생산설비를 연구개발(R&D) 설비로 전환하는 등 일부 품목에서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인위적으로 웨이퍼 투입을 줄이기보다 라인 효율화와 공정전환으로 인한 캐파(생산능력) 감소로 생산량과 재고를 줄여간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생산 감축 외에도 소재 대체 전환도 빠르게 이뤄질 듯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의 수출규제로 당장은 영향을 미치겠지만 해결책의 실마리를 조금씩 풀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솔브레인이 생산하는 불화수소가 삼성전자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품질 문제를 이유로 대부분 일본산 제품에 의존해왔다.

솔브레인은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삼성전자 등에 일부 납품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던 만큼 이번에 공급량을 확대하게 되면 국내 소재 업체로의 전환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부 거래선에 관련해서는 어떠한 것도 답변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업체 외에도 국내나 네덜란드, 독일 등의 업체에서 소재를 납품받아 대체하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충분히 대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일본의 수출규제는 일시적으로 영향을 끼치겠지만 삼성전자가 내부 거래선에게 영향을 끼치진 않겠다고 강조한 만큼 반도체 소재에 대한 재고량을 어느정도 확보하고 대체에 나선 상황으로 보여진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는 만큼 반도체 소재를 국내나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방안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