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NO일본에 유니클로 철퇴... 스파오 등 국내업계 매출 신장세
유니클로 배송 거부/연합뉴스

[한스경제 김아름 기자] 스파오와 탑텐, BYC 등이 출시하는 기능성 의류가 여름철 특수를 누려왔던 유니클로 '에어리즘'의 대항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시장에서 유니클로 제품을 밀어내고 국내에서의 입지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5일 이랜드 등에 따르면 스파오와 신성통상의 탑텐 등이 기능성 의류 부문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본격적인 폭염의 시작과 함께 유니클로 불매 열기가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이 토종 브랜드로 쏠렸기 때문이다. 해당 업계는 이번을 계기로 토종 브랜드 제품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니클로는 그간 내수 시장 불황에도 국내 패션 시장에서 '1조 매출 신화'라 불리며 연일 승승장구했다. 7월초부터 불거진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점화되면서 매출 하락의 늪에 빠졌다. 설상가상 일본 유니클로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임원의 국내 불매운동 관련 폄하 발언과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백색국자 제외 소식까지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의 화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신성통상 '탑텐'/김아름 기자

유니클로의 매출 하락은 자연스럽게 토종 브랜드의 판매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의 기능성 의류인 '쿨테크' 제품은 최근(7월1~21일) 판매량이 급증,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 탑텐의 '쿨에어'도 두드러진 매출 증가를 보이며 지난달 기준으로 매출 증가세가 1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베이직하우스의 기능성 의류 '쿨에센셜'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쿨에센셜'의 쿨탱크톱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7월1~21일)과 비교해 32% 증가했다.

토종 속옷 기업 대표인 비와이씨(BYC)도 '보디드라이' 제품이 직영점에서는 28%가 증가했고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매출이 159%으로 신장했다.

업계는 생각도 못한 변수로 받아들이면서 국내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우수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에 밀려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여름=에어리즘, 겨울=히트텍'이라는 공식을 내세우며 국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 국내 브랜드 제품의 기능성은 점차 좋아지고 있다"라며 "유니클로와 비교해 결코 뒤쳐지지 않은데도 그간 소비자에게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랜드 '스파오'

스파오 쿨테크는 유니클로 에어리즘과 비교해 접촉 냉감 수치가 높아 시원함을 더 느낄 수 있다. 접촉 냉감 수치는 피부가 섬유와 닿았을 때 이동되는 열이 클수록 냉감을 크게 느끼는 냉감을 수치화한 것이다. 접촉냉감 수치는 수치가 높을수록 더 시원함을 느낀다. 쿨테크 심리스타입 V넥 T 반팔의 경우 접촉냉감 수치는 0.173이며 유니클로 에어리즘 심리스타입 V넥 T 반팔은 0.164다.

남승일 이랜드 섬유연구소장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협업해 기능성 소재를 개발했다"라며 "공인 검증기관에 의뢰해 냉감 효과를 느끼는 접촉냉감 수치를 분석한 결과 쿨테크 제품이 에어리즘보다 높게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유니클로와 비교해 품질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쿨에어도 자체 개발한 인조견사(섬유를 몇 올 합쳐 실로 만든 것)로 제작, 내구성은 물론이고 촉감과 통풍, 흡습속건 등이 뛰어나다. 쿨에센셜 라인도 효성에서 개발한 '에어로라이트'라는 냉감 소재를 사용, 기능성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다른 관계자도 "지난 몇 년간 유니클로의 에어리즘과 히트텍은 계절별 기능성 의류의 공식이 돼 국내 소비자들을 이끌었다"라며 "반일(反日)로 시작된 불매 운동이 극일(克日)로 확산, 토종 살리기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국내 브랜드의 우수성 등이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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