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추석연휴 성수기 특수도 사라질 위기... 일부 LCC실적 악화 불보듯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강한빛 기자] "시국이 시국인만큼 일본 여행 취소했습니다. 스스로 떳떳하고 싶었어요" 

SNS에서는 일본 항공권 예매를 취소한 인증샷이 늘어났고, 국내나 동남아로 여행 계획을 변경했다는 글까지 올라오고 있다. 심지어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조용히 일본 여행을 다녀오고 SNS에 여행사진을 기재하지 않는 ‘샤이재팬’ 여행족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가 국내에서 일본 불매운동과 현지여행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지자 노선변경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 일본 항공노선이 알짜 노선이었음에 감안해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노선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에 다녀온 여행객 수가 60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2만명)보다 1만1000명(1.8%)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기간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전체 여행자수는 7.22% 늘어났지만, 일본 여행객은 감소해 성장세가 엇갈렸다.

일본행 여행객 수는 ‘NO 일본’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7월 말까지 지난해와 비교해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지난 7월 26부터 31일까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9.9% 줄어들었다. 이러한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일본 항공노선의 폐지와 감축이 병행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를 변경해 좌석 공급량 조절에 나선다.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도 마찬가지다.

불매운동으로 인한 영향이 점점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제보복이 불거지기 전 항공권 예약을 한 7월에 이어 본격적인 보이콧이 시작된 8월은 큰폭으로 예약율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9월 추석 연휴까지 이어지는 성수기 효과마저 사라지면 항공권 예매는 지금보다 더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일본 여행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LCC는 실적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 일본 항공권 편도 운임 가격이 최대 5000원 이하까지 떨어졌지만 “싸도 안간다”는 움직임이 커졌고, 일본 노선 비중이 티웨이항공은 40%, 이스타항공은 35%, 에어서울은 60% 등에 달해 운항 축소에 따른 실적 악화는 뻔한 상황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하늘길 다변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운수권 배분 결과, 한·중 국적 항공사의 여객 노선은 기존 57개에서 66개로 늘어나며 중국이 일정 부분 일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대체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일본 여행 거부 운동이 본격화한 지난달 신규 패키지 예약 건수를 분석한 결과 태국 치앙마이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급증했다. 중국 하이난(45%), 러시아(31%), 필리핀(31%), 대만(9%) 등 단거리 여행지도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지역 여행 추천상품은 예약율이 신통치 않아 대부분 구성에서 삭제한 상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일본과 비슷한 거리의 다양한 대체지를 물색하고 있다"면서 "관광 인프라가 좋은 대체 여행지들이 일본 여행 감소에 따른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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