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일본 보이콧'으로 뜨거운 연예계
[이슈+] '일본 보이콧'으로 뜨거운 연예계
  • 신정원 기자
  • 승인 2019.08.06 01:18
  • 수정 2019-08-06 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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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최근 일본에 대한 우리나라의 국민적 공분이 겉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보복성 수출 규제로 대응한 일본의 태도에 크게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보복성 수출 규제에 따른 국내 반일 감정은 불매 운동으로 이어지면서 대중문화 전반에도 '일본 보이콧' 분위기를 조성했다. 가성비 여행으로 주목 받던 일본은 금세 여행 예능 프로그램에서 모습을 감췄으며, 일본의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역시 국내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반일 분위기가 번지고 있는 현재 대중문화계의 흐름을 살펴봤다.
 
 

tvN '더 짠내투어'
tvN '더 짠내투어'

■ '일본' 콘텐츠 사라진 방송가


최근 방송가에서는 일본과 관련된 콘텐츠를 볼 수가 없다. 일본은 그동안 국내 여행 예능 프로그램의 단골 여행지였다. 가까운 거리를 비롯해 가성비 좋은 여행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제외 등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대중이 분노하면서 방송가는 일본 관련 콘텐츠를 내놓기 민감해졌다. KBS2 '배틀트립', tvN '더 짠내투어' 등 예능 프로그램들은 일본 대신 국내 여행지나 태국 등의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더욱 선보이고 있다. 동남아는 실제로도 일본 대체 여행지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일본 보이콧 운동이 본격화된 지난달 태국 치앙마이 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119% 급증했다. 중국 하이난, 러시아, 필리핀, 대만 등도 단거리 여행지도 증가세를 보였다.


영화 전문 채널 역시 일본과 관련된 콘텐츠는 당분간 보이지 않을 예정이다. 채널 OCN 관계자는 "일본 영화 편성에 대해 자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극장판 : 진구의 달 탐사기'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달 탐사기'

■ 일본 애니도 '안녕..'


일본 보이콧 바람은 극장가도 마찬가지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는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국민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대부분은 흥행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극장판 엉덩이 탐정: 화려한 사건 수첩'은 지난달 11일 개봉했지만 현재까지 관객수 13만 4천여 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 역시 21만 4천여 명을 기록했다.


반면 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영화는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주전장'은 저예산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 주목받고 있다. 개봉 일주일 만에 관객 1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영화 '봉오동 전투', '김복동' 역시 대중의 응원 속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7일 개봉되는 '봉오동 전투'는 일제강점기에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승리한 전투를 다룬 작품, 8일 개봉되는 '김복동'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두 작품은 국내 반일 정서와 맞아떨어지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트와이스 / JYP엔터테인먼트
트와이스 / JYP엔터테인먼트

■ 퇴출 대상으로 찍힌 아이돌 멤버들


가요계는 대중의 반일 감정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 그룹에 일본 국적의 멤버들이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사나, 모모, 미나와 아이즈원 멤버 미야와키 사쿠라, 혼타 히토미, 야부키 나코 등은 퇴출 대상으로 찍히며 네티즌의 공격을 받았다. 특히 미나는 활동의 부담 때문인지 월드투어에 불참하며 일본 자택에서 휴식기를 갖기도 했다. 소속사에 따르면 미나는 현재 극도의 긴장과 불안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는 당분간 공식 일정에서 보기 힘들 전망이다.

하지만 반일 감정이 일본 국적 스타들에 대한 퇴출 지지, 일본 콘서트 보이콧 등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트와이스, 아이즈원 같은 일본 국적 멤버 퇴출 운동을 벌이는 것은 대한민국을 돕는 운동이 아니라 해롭게 하는 운동"이라며 "한국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꽤 있는 국내 활동 친한파 일본 연예인들까지 우리의 적으로 만든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 역시 불매 운동을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 평론가는 '일본 국적의 스타들을 내쫓아야 한다'는 주장들에 대해 "완성품 안에서 하나의 부품을 빼버리면 그걸 어떻게 완성품으로 볼 수 있을까"라며 "삼성 제품 안에도 일본 부품이 들어가 있다. 마찬가지로 일본 출신의 멤버가 있다고 그들을 빼버리면 완성체를 만들 수 있을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들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게 싫다. 경멸한다'라고 하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이라는 완성품이 누구의 자본과 과정을 거쳐 생산된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