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재용-긴급 현장경영 챙기기 나서
최태원-각사 이사회 중심 ‘따로 또 같이’
정의선-해외시장과 환율 관리에 집중
신동빈-불매운동에 직격탄... 돌파구 마련에 집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각사 취합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재계가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와 글로벌 경기침체,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인한 한치 앞이 안보이는 시계제로 상황에서 비상경영체제를 본격 가동하고 나섰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은 지난 2일 일본이 수출규제조치를 발표하면서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절차 우대국 배제에 따른 대책마련을 위해 현장경영을 펼쳤다. 이날 이 부회장은 평택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비롯해 기흥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생산라인, 온양과 천안의 반도체 개발·조립·검사 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 찾아 현장경영을 펼쳤다.

앞서 지난 5일 이 부회장은 전자계열 사장단을 긴급 소집해 비상경영회의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일본 정부가 각의에서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한다는 결정을 내린 이후 처음 열리는 것으로, 최근 위기 상황에 따른 대응 계획과 함께 미래 경쟁력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도 전날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한 비상회의를 주재했다. 16개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해 주요 사업에서 예상되는 타격과 대응책을 분석하고, 일본의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비상경영에 따른 별도의 부서나 테스크포스(TF)는 가동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룹의 경영이념인 ‘따로 또 같이’에 따라 각사별 이사회를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새 판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주요 법인장 회의에서 정 수석 부회장은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았다. 중국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까지 판매전략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정 부회장은 현대기아차 주요 사업장이 이번주까지 휴가여서 양재동 본사로 출근하지 않고 주요 사안별로 별도의 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도 별도의 테스크포스 구성이나 구체적 대응을 준비하기 보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대기아차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어서 환율관리와 협력사를 중심으로 지원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에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월 10여일 동안 일본현지를 방문하고 돌아온 신 회장은 향후 불매운동의 확산이 어디까지 이뤄질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수입하는 유니클로와 아사히 맥주 등이 주요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면서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롯데칠성 등이 큰폭의 매출감소로 이어져 돌파구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에 신 회장은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그룹 주요경영진과 비상경영회의를 갖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명확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계제로 상황에서 주요그룹이 비상경영에 돌입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뿐 아니라 미중 무역갈등에 기업활동에 제약이 많아진 상황에 혜안을 가진 총수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장은진 기자, 이정민 기자, 강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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