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자’ 안성기 “젊은 관객들에게 매력 어필하고파”
[인터뷰] ‘사자’ 안성기 “젊은 관객들에게 매력 어필하고파”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8.07 00:25
  • 수정 2019-08-06 2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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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어느 덧 데뷔 62주년을 맞은 배우 안성기는 여전히 ‘현역’으로 왕성히 활동 중이다. 매일 아침을 운동으로 시작한다. 소위 말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체력을 단련하며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이다. 3년 만의 복귀작 영화 ‘사자’에서 안 신부를 연기한 안성기는 “젊은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웃었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선배로 꾸준히 활동하고 싶다는 안성기는 ‘사자’의 흐름을 유연하게 이끄는 주역이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소유한 안 신부로 용후 역 박서준과 함께 색다른 브로맨스를 완성했다.

-영화에서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모습을 동시에 지닌 안 신부를 연기했는데.

“관객들이 즐겁게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 처음 ‘사자’를 시작할 때는 진지하고 카리스마 있는 구마 사제의 모습을 생각했다. 물론 용후(박서준)에게는 따뜻한 아버지의 느낌을 주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재미까지 겸비한 사람일 줄은 몰랐다. 김주환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 발전시키게 됐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나왔다.”

-실제로도 기독교 신자로 알고 있는데 연기에 더 도움이 됐겠다.

“그렇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교에 대해 기술적으로 많이 아는 건 아니다. 다만 구마 사제를 인물에 입히는 게 좀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큰 노력은 하지 않았다. 그저 영화에서 나오는 라틴어를 잘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실 라틴어의 분량이 생각보다 더 많았다. 무조건 달달 외웠다. 발음을 다 한글로 써서 바로 바로 나올 수 있도록 매일을 라틴어에 공을 들였다.”

-영화 속 안 신부는 외로운 싸움을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감정적으로 어떻게 이해했나.

“안 신부의 개인감정보다 용후와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용후를 만나기 전까지 안 신부가 홀로 악과 싸웠던 시간이 힘들게 느껴졌다. 그러나 십자가에 대해 반감을 품고 사는 용후와 더 가까워지는 게 목표라고 생각했다. 두 사람의 감정을 만들어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젊은 관객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싶다고 직접 말하기도 했는데.

“앞으로도 쭉 연기를 해야 하는데 날 모르는 사람이 있으면 안 되지 않나. 10대들은 나를 잘 알아보지 못한다. 얼굴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었다. (웃음) 워낙 활동이 뜸하기도 했다. 관객들을 못 만나는 기간이 길어졌던 것 같다. ‘사자’를 통해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력을 어필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아들 같은 박서준과 브로맨스 호흡을 맞췄다.

“젊은 사람과 연기를 한다는 게 굉장히 좋았다. 박서준이 먼저 다가왔고 그렇게 서로를 배려하게 됐다. 이제는 배려를 안 해도 될 만큼 친해졌다. 안 보면 보고 싶을 정도다. (웃음) 처음 날 만났을 때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바로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다가왔다. 서로 금방 친해지게 됐다.”

-박서준을 보면서 액션 욕심이 나기도 했을 텐데.

“구마 사제 캐릭터다보니 당연히 내가 액션을 할 줄 알았다. 부마자를 버티지 못하고 최신부(최우식)이 도망갔을 때 당연히 격투를 할 줄 알았다. 피하면서 엎어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술감독이 ‘안 된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용후가 와서 해결해 줄 장면이라고 했다. 액션을 못 해서 너무 아쉬웠다. (웃음)”

-체력 단련을 위해 운동을 계속 하는 모습에 박서준이 놀랐다던데.

“오랫동안 배우 생활을 하면서 매일 하는 습관이다. 러닝도 하고 웨이트도 한다. 나 혼자 운동하다가 만난 적이 두 어 번 정도 있다. 나보다 박서준이 더 놀랐다. 촬영장까지 와서 운동을 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했다. 박서준 역시 나 못지않게 노력파다. 이런 데까지 와서 운동을 하나 싶더라.”

-실제로 장성한 아들들에게는 어떤 메시지를 줬나.

“무조건 착하게 살라고 했다. 착한 기운을 갖고 있으면 상대방 역시 착해지지 않나. 딱히 살갑지도 않지만 엄한 아버지도 아니다. 여자들은 서로 수다도 많이 떤다고 하는데 남자들끼리라 딱히 그런 게 없다. 작품 이야기도 잘 안 하는 편이다. (웃음)”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이다. 62년 동안 활동하며 한국영화의 위상이 달라지는 걸 느꼈나.

“우리 영화가 이렇게 변해왔다는 걸 실감한다. 특히 100주년이 된 해에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지 않았나. 아주 큰 방점을 찍었다. 너무 기쁘다. 100년을 맞는 시점에 우리의 미래도 어떻게 갈 것인가도 많이 생각해야겠지만 지나간 영화인 선배 분들에 대한 고마움 그런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10월 26일과 27일에 광화문에서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배우로서 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나.

“내 숙제는 ‘앞으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언제까지 힘을 갖고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지, 어떻게 매력을 갖춰야 감독들에게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지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본보기가 될 선배가 아직 없다. 오히려 내가 본보기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외국 배우로 치면 로버트 드니로처럼 왕성하게 활동하고 싶다.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데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나. 지치지 않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