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근 PD / KBS2 제공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박형근 PD와 개그맨들이 KBS2 '개그콘서트' 2주 결방이라는 강수를 두며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KBS 신관 공개홀에서 진행된 '개그콘서트' 리허설 현장에서는 '까꿍회장님', '트로트라마', '치얼업보이즈', '복면까왕' 등 새로운 코너들이 공개됐다. 이날 현장에서 박형근 PD는 새로운 감각의 개그 코너들이 20~30개 정도 준비됐다고 밝혔다. 진행 방식부터 관객들과 소통하는 방법에 변화가 있다며 새로운 재미를 자부했다.
 
-어떤 방향으로 개편하려고 하는 건가.
"새롭고 젊은 감각의 코너들을 준비하고 있다. 웃음의 다양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VCR, 토론쇼, 일대일 배틀 개그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웃음을 선보이려고 한다. 진행 방식부터 개그 코너들이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하지 않았던 개그 소재들을 사용하려고 한다. 박성호, 윤형빈 등 그리운 레전드 개그맨들도 순차적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이러한 개편 과정은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거릴 것으로 예상한다."
 
-'복면까왕'이라는 사회 풍자 소재를 넣은 개그 코너도 생겼던데.
"정치·사회 풍자 소재는 그동안 개그콘서트가 하기 어려웠다. 가볍게 하면 수박 겉핥기식이라고 할 수 있고, 깊게 들어가면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출연자들이 짊어져야 했기에 다루기 힘들었다. 하지만 민감한 주제라고 계속 피하면

'개그콘서트' 복면까왕 코너 / KBS2 제공

앞으로도 정치·사회 풍자는 못할 것 같아 도전해보게 됐다. 무대에 올리기 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며, 객석의 반응을 살피면서 수위 조절을 할 것이다.
 
-개편 후 가장 크게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코너, 출연진 등을 시청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는 '개편위원회' 만들었다. '새로운 게스트는 누구다', '웃음 포인트는 이거다'라는 등의 설명을 전달하는 역할이다. 코너마다 맥을 끊진 않는다. 포인트 두, 세 개 정도만 묶어 필요한 시점에서만 역할을 수행한다. 개편 후 1회만 두고 말하자면, 레전드 개그맨 복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소재의 개그가 포인트다."
 
-이태선 밴드는 하차하는 건가.
"무대에서 이태선 밴드의 자리가 사라졌다. 이태선 밴드는 개그콘서트와 20년 동안 함께 해오면서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그런데 달리 말하면 시청자들한테 굉장히 익숙한 존재라는 거다. '개그 코너-밴드-개그 코너-밴드'라는 단조로움을 탈피하려고 했다. 개그맨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밴드가 없어진 자리를 꼭 채워야 하는 건 아니지만, 시청자들한테 더 친절하게 코너 등을 설명해주는 '개편위원회'라는 MC 자리를 만들었다."
 

'개그콘서트' 까꿍회장님 코너 / KBS2 제공

-밴드가 하차하면서 생긴 새로운 포맷이 또 있나.
"'오픈 채팅방'도 생겼다. 관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반응을 짚으려 한다. 오픈 채팅 중 재미있는 내용이 있으면 개그 소재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외에도 밴드가 빠진 자리에는 다양한 코드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KBS가 현재 비상경영을 도입했다. 유일한 개그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의 각오도 남다를 것 같은데.
"사실 비상경영과 개그콘서트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개그콘서트가 변화를 보이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청자들이 원해서다. 개그콘서트가 없어지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완전히 사라진다. 공개 코미디가 지금의 트렌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니즈에 맞게끔 바꾸자는 취지다. 그래서 2주간 브레이크를 걸고 시간을 준 거다.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고 해서, 수익률이 예전보다 떨어진다고 해서 프로그램을 없앤다는 건 공영 방송의 가치와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개그맨 김준호의 복귀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나.
"민감한 부분이다. 사실 김준호는 개그콘서트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개그맨이다. 하지만 그의 복귀는 제작진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개인 사생활과 결부되어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는 컴백했으면 좋겠지만, 그 결정은 시청자들이 해야 할 것 같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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