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경제학] 엔터주, 경제왜란 불똥 피할까
[연예경제학] 엔터주, 경제왜란 불똥 피할까
  • 정진영 기자
  • 승인 2019.08.08 07:00
  • 수정 2019-08-07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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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정진영 기자] 문화 콘텐츠 산업은 여타 분야에 비해 압도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산업으로 선망의 대상이 된지 오래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즐거움을 누리는 수요자에서 부가가치의 혜택을 누리는 공급자를 희망하고 있기도 하지요. 이에 한국스포츠경제 연예문화부 기자들이 나서 그 동안 전문가들이 미처 다루지 않았던 혹은 못했던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경제학 이면을 찾아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코너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네 번째 순서로 일본의 경제 보복이 엔터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일본의 경제 보복에서 촉발된 한·일 간 갈등에 엔터주도 영향을 받고 있다. 2003년 KBS2 종영극 '겨울연가'가 BS2에서 방송되면서부터 일본은 줄곧 중요한 '한류 시장'으로 자리했다. 욘사마(배용준), 지우히메(최지우)에 이어 이병헌, 원빈, 장동건, 송승헌 등 '한류 4대 천왕'까지 생겨나며 그야말로 '한국 배우 붐'이 일었고, 비슷한 시기 보아와 동방신기 등이 일본에서 크게 히트하며 K팝 가수들의 진출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소녀시대, 카라 등에 이어 최근엔 그룹 트와이스와 아이즈원 등이 일본에서 맹활약 중이다.

'겨울연가' 이후 아직 일본에서 그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작품은 나오지 않고 있으나 K팝 스타들에게 일본은 홈그라운드의 연장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될 만큼 많은 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나라다. 한 달에도 수 차례씩 한국 가수의 공연이 열리고 작은 규모의 팬미팅이나 프로모션 행사 등을 합치면 그 수는 일일이 세기도 어렵다. 이렇듯 일본 시장을 주수익원으로 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계가 양국 사이의 냉랭한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픽=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 주가 반토막… 中 '한한령' 악몽 되살아나나

일본이 경제 제재 외에 한국 스타들의 일본 내 활동에 대해 특별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건 아직 없지만 그럼에도 시장에는 불안감이 감돈다. 상장사 가운데 업계 1위의 규모를 가진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트와이스에 이어 있지로 연이어 홈런을 날린 JYP엔터테인먼트, 올 초 불거진 승리의 '버닝썬 사건'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까지.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들이 한·일 관계 냉각에 속수무책으로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보복의 일환으로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활동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세웠을 당시 엔터주들이 직격탄을 맞았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6일 종가 기준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2만9500원,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1만7650원,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2만2500원이다. 전년도 같은 날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4만450원,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2만2350원,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3만5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치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전인 지난 6월 말(6월 28일)과 비교하면 SM, JYP, YG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각각 29.09%p, 26.15%p, 22.28%p 하락했다.

그래픽=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그래픽=오의정 기자 omnida5@sporbiz.co.kr

현대차는 SM과 JYP엔터테인먼트의 목표 주가를 각각 10.71%와 22.08% 떨어진 5만 원, 3만 원으로 조정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이베스트투자와 KTB투자가 직전목표가 대비 15.22%p, 7.32%p 떨어진 3만9000원, 3만8000원의 목표가를 설정한 상태다. 한 때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 글로벌 스타들이 탄생하며 엔터주에 대한 기대감이 급등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수치다. 현대차증권 유성만 연구원은 "연초부터 이어진 엔터 산업의 악재와 한·일 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내 K팝 활동 제약에 대한 우려감이 엔터 업종 밸류에이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日 시장, 아직은 변화 없다

이 같은 우려가 기우일 뿐이라는 입장도 있다. 중국 때처럼 국가 간 갈등 요소가 한국 연예인의 활동 제약까지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실제 SM엔터테인먼트는 3일부터 3일 간 일본 도쿄돔에서 보아, 동방신기, 태민, 엑소, 에프엑스, 레드벨벳 등 소속 스타들이 총출동한 'SM타운 라이브 2019 인 도쿄'를 진행했다.

트와이스 역시 지난 달 17일과 24일 각각 일본에서 싱글 4집 '해피 해피'와 싱글 5집 '브레이크스루'를 발매하며 건재한 활동을 알렸다. 지난 해에만 무려 6번이나 TV아사히의 '뮤직 스테이션'을 찾았던 트와이스는 지난 달 초에도 이 프로그램에 추연했다. '엠스테'라고도 불리는 '뮤직 스테이션'은 지난 1986년 10월 첫 방송된 이후 33년 여 동안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방송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블랙핑크가 일본 활동을 앞두고 있다. 블랙핑크는 오는 9월 11일 일본 유니버설뮤직의 산한 레이블인 인터스코프를 통해 '킬 디스 러브'의 일본어 버전 앨범인 '킬 디스 러브 -JP Ver.-'를 발매한다. 앨범 발표와 함께 올해 말 도쿄돔을 시작으로 일본 내 3개 도시를 도는 돔 투어도 연다. 여름에는 '에이네이션 2019', '서머 소닉 2019' 등 일본의 대형 페스티벌 무대에도 선다. 아직까지 한국 스타들의 일본 활동에 뚜렷한 제약은 없다는 증거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일본 활동에 대한 국내 여론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 받는 제약은 아직 없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올해 엔터주들에는 하락 요인이 많았다. YG엔터테인먼트는 빅뱅의 전 멤버 승리가 대표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에서 촉발된 폭행, 경찰과 유착, 횡령,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사회적 논란들 이후 아이콘 멤버 비아이의 마약 구입 시도 정황과 그로 인한 탈퇴, 대표 프로듀서였던 양현석의 탈세, 성접대 의혹 등으로 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7.58%의 주식을 보유한 KB자산운용으로부터 ▲라이크기획 합병 ▲SM USA 산하 자회사와 F&B 매각 혹은 청산 ▲배당 성향 개선 등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받았으나, 배당에 대해서만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부하며 주가 하락을 경험하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트와이스 멤버 지효가 강다니엘과 열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글로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트와이스의 첫 공식 열애라 향후 대중의 반응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즉 최근의 엔터주 하락세가 일명 '경제왜란'으로 인한 타격이라고 확신하는 건 조심스럽다는 의미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과 갈등이 부각되면서 산업의 가치 평가는 급감했지만 JYP엔터테인먼트의 트와이스가 최근 일본 TV아사히 음악 프로그램인 '뮤직 스테이션'에 출연하며 관련 영향이 미미함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