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왜란2019] "약도 지나치면 독"…'똑똑한 日 불매운동' 필요
[경제왜란2019] "약도 지나치면 독"…'똑똑한 日 불매운동' 필요
  • 장은진 기자
  • 승인 2019.08.1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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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지분 보유한 롯데·쿠팡 국내기업 등 피해 속출… 합작형태도 국내지분 높아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자 사실상 일본과는 관계없는 일식당과 이자카야 등의 주점도 매출 감소 등의 타격을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자 사실상 일본과는 관계없는 일식당과 이자카야 등의 주점도 매출 감소 등의 타격을 받았다. 사진/ 연합뉴스

[한스경제=장은진 기자] 일본 경제 보복에 맞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똑똑한 불매운동’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불매운동 제품 리스트에는 일본에서 대규모 투자유치를 성공한 기업, 한·일본이 공동으로 투자해 세워진 합작사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면서 그럼에도 해야한다는 의견과 애꿎은 국내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단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은 유니클로를 비롯해 무인양품, 아시히맥주, 캐논 등 일본산 제품이 불매리스트 올라와 타격을 받았다

이 제품들은 롯데그룹이 일본에서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에 유치한 브랜드들이다. 롯데그룹은 이들 브랜드를 합작법인 형태로 유치했다. 유통기업은 별도의 R&D 비용을 소모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수익원 창출이 가능해 합작법인을 선호해 왔다. 유통업 중심으로 성장한 롯데그룹도 길리안, 자라, 네슬레 등 전세계적인 브랜드를 다수 합작사로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는 어디까지나 한국기업인 만큼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불매운동과 연관이 없다"며 "롯데의 사업장은 대부분 한국에 있고 13만명 직원들도 전부 한국인일 뿐만 아니라 신동빈 회장 등 총수 일가도 한국에서 종합소득세, 재산세 등 납세의무를 충실히 이행 중인 한국인"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도 일본기업이란 논란이 거세지자  지난 4일 전국 9700여개 점포에 ‘코리아세븐은 대한민국 기업입니다’라는 제목의 긴급 안내문을 발송하며 한차례 선긋기를 진행했다.

코리아세븐은 1988년 법인 설립 이후 미국 ‘사우스랜드’와 세븐일레븐 관련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해 ‘세븐일레븐 아이홀딩스’(SEI)에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그럼에도 논란인 이유는 로열티 지급 대상인 SEI의 지분 구조 때문이다. SEI는 일본 세븐일레븐 재팬의 자회사로 코리아세븐이 지급한 로열티도 미국을 거쳐 일본 기업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이다.  

세븐일레븐 측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기업을 국적을 논할 것이란 측에서 애매한데 세븐일레븐의 경우 태동이 미국에서 시작했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더구나 한국에서 세븐일레븐 가맹사업을 영위 중인 점주분들은 일본과 너무나 먼 분들"이라고 말했다.

'아성다이소'에서 운영 중인 생활용품 업체 다이소도 불매운동 초기부터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끊임없이 '일본계 기업'이란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다이소는 샐러리맨 출신의 박정부 아성다이소 대표가 1997년 5월 서울 천호동에서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생활용품 가게를 열면서 출발한 회사다. 처음에는 순수 국내 자본 회사였지만 2001년 11월 일본의 균일가 상품 유통회사인 대창(大倉)산업과 합작하면서 지금 형태를 갖추게 됐다. 

국내 토종기업이지만 도약을 위해 합작사로 변환하면서 문제가 된 셈이다. 현재 다이소 지분은 박정부 회장이 최대주주인 아성에이치엠피가 50.02%, 일본의 대창산업이 34.21%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도 재일교포 출신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기업'이라는 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비상장사인 쿠팡은 정확한 지분율이 공개된 적이 없지만 업계에서는 SVF의 쿠팡 지분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은 불매운동 초기 이런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며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자 자체 뉴스룸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특히 99% 이상 사업을 한국 내에서 운영 중인 점과 2만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 성과 등 내세워 불매운동 사전 방어에 힘쓰고 있다.

쿠팡 측은 "계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으로 이익을 못 냈기에 (일본에)배당이 나갈 이유가 없다"면서 "해외 투자를 유치해 한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다양한 투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등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불매운동은 라멘, 스시, 이자카야 등 일식당에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강남이나 홍대일대에서는 한국인이 운영함에도 불매운동 영향을 직격탄을 맞아 업주들이 식당 문에 자체적으로 안내문을 부착하고 나섰다. 안내문은 '한국인 지분 100% 소유의 매장입니다. 당분간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해 일본산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도 이제 똑똑하게 진행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무분별하게 전선을 확대할 경우 애꿎은 국내기업들이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결국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지 할 기회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