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씨네] ‘봉오동 전투’, 일제 향한 뜨거운 한 방
[이런씨네] ‘봉오동 전투’, 일제 향한 뜨거운 한 방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8.08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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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영화 ‘봉오동 전투’의 미덕은 기존의 일제 강점기 영화와 달리 승리의 역사를 다룬 점이다. 익히 알려진 치욕의 역사가 아닌 통쾌한 첫 승리를 박진감 있게 펼쳐내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로 대승리를 거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익히 알려진 독립군이 아닌 ‘무명’의 독립군들에 초점을 맞추며 기존의 영화들과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영화는 일본군의 만행으로 동생을 잃은 황해철(유해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가슴의 상처만큼이나 큰 상처를 얼굴에 안고 사는 황해철의 꿈은 오로지 ‘독립’이다. 황해철과 한 배를 탄 이장하(류준열), 마병구(조우진)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을 주축으로 한 독립군들은 대부분 농민이다. “어제 농사 짓던 인물이 오늘은 독립군이 될 수 있다”는 황해철의 말은 당시의 독립군들 역시 대부분 평범한 시민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황해철은 한참 어린 10대 초반의 일본군 소년을 포로로 잡는다. 일본군들이 무참히 저지른 패악질을 일본으로 돌아가 꼭 전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머릿수로도 무기로도 일본군들을 상대하기 힘들지만 독립군들은 용기와 집념 하나로 끝까지 싸운다. 이들은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군들을 유인한다. 산을 넘고 또 넘으며 적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한다.

영화 '봉오동 전투' 리뷰.
영화 '봉오동 전투' 리뷰.

평범한 사람들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일본군들을 소탕하는 모습은 통쾌한 쾌감을 자아낸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고조된 현 시국과도 묘하게 맞물려 몰입도를 더한다.

특히 기존의 일제 강점기 영화와 달리 신파 코드를 극대화하지 않고, 전투에만 초점을 맞춘 연출이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또 중간 중간 펼쳐지는 황해철과 마병구의 유머러스한 대사와 상황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후반부 펼쳐지는 대규모 전투신은 여느 전쟁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다소 투박한 듯 거친 액션이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역할을 한다.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의 진심을 담은 연기 역시 돋보인다. 또 일본군 시게루 역을 맡은 박지환의 살벌하면서도 코믹한 연기가 예상외의 재미를 준다.

무엇보다 실제 일본배우들이 일본군 역할로 이 영화에 참여해 시선을 붙든다.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다이고 고타로 등 현지에서 왕성히 활동 중인 배우들이 영화의 좋은 취지에 공감해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

상영 시간이 긴 탓에 후반부로 갈수록 자칫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일제의 잔혹한 면모가 고스란히 드러내는 과정에서 수위 역시 세다. 러닝타임 135분. 7일 개봉. 15세 관람가.

사진=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