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혁기 기자] 보험업계가 상품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1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라이나생명, KDB생명, 흥국생명, DB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올해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해 모두 승인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삼성생명이 2건, 타사들이 각 1건씩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 유도를 위해 지난 2001년 도입된 제도로 보험사가 개발한 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다른 보험사에서 일정 기간 판매할 수 없게 독점적으로 판매권을 부여하는 것을 뜻한다. 배타적사용권 보호기간은 생보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 득점에 따라 3·6·9·12개월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3월과 6월 각각 '간편종합보장보험 건강하고 당당하게'와 '우리아이 올바른 성장보험'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을 했다.
'간편종합보장보험 건강하고 당당하게'는 고령자가 걸릴 수 있는 질병이나 근골격계 질환을 신규 개발하고 당뇨유병자들의 중증당뇨합병증 및 치료 보장을 신설한 점이 주효했다. '우리아이 올바른 성장보험'은 기존 어린이 보험에서 보장하지 않았던 신규 위험에 대해 요율을 개발해 높은 평가를 얻었다.
라이나생명은 '집에서 집중간병특약'의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해 내년 1월까지 독점적으로 상품을 판매한다. 라이나생명에서 10년 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한 '집에서 집중간병특약'은 요양기간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실제 요양기간동안 계속 보장하는 장기요양보험 상품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또 기존 장기요양보험의 진단금 지급방식 한계를 극복하고 실제 치료행위와 연동된 지속적 케어로 민영보험사의 방향성을 제시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KDB생명은 '탄탄한 T-LINE보장보험', 흥국생명은 '암보장해주는 가족사랑 치매보험', 교보라이프플래닛은 'm미세먼지 질병보험', DB생명은 '재진단 3대질병 진단 특약'으로 기존 보험과 차별화된 독창성과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신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D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현대해상화재보험, 삼성화재 등이 올해 배타적사용권을 얻었다.
◆보험시장 포화...가구당 보험가입률 98.4%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당 보험가입률은 98.4%, 보험가입수는 평균 4개다. 보험시장은 가입자를 늘리기 힘든 만성적인 침체에 빠진 상황이다. 또 고령화와 저출산 기조로 미래 고객 자체가 크게 줄어 기존 타사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펼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보험업계는 인수기준을 완화해서라도 고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3개월 이내 의사소견 ▲2년 이내 입원·수술 ▲5년 이내 암 치료력 등 유병자보험 고지항목인 ‘3·2·5 원칙'도 깼다.
배타적사용권 획득은 신상품 개발회사 선발이익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험업계 전체적으로는 지난 2017년 정부의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33건이 배타적사용권을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소비자보호를 위해 보험 가격 규제가 강화되면서 16건으로 줄었다.
지난해 생보업계에서는 총 7건의 배타적사용권이 승인됐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건이 심의를 통과됐다. 그만큼 생보사들은 상품 경쟁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은 이미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그만큼 업계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상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배타적사용권으로 선점이익을 볼 수 있지만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이후 대형 보험사들이 비슷한 상품을 만들면서 다시 고객을 빼앗고 뺏기고 있다"며 "갈수록 보험업 영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권혁기 기자 khk02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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