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성록 / HB엔터테인먼트

[한국스포츠경제=신정원 기자] '악역 전문 배우인 줄 알았는데, 멜로도 잘 어울린다' 배우 신성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신성록은 최근 종영한 KBS2 '퍼퓸'에서 무뚝뚝한 패션 디자이너지만 알고 보면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애보적인 면모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SBS '황후의 품격'(2018~2019)의 이혁, '리턴'(2018)의 오태석 등 그동안 해온 캐릭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첫 로코(로맨스 코미디)를 통해 '악역 전문' 이미지를 벗은 신성록은 장르에 한계 없는 배우가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인 SBS '배가본드'에서는 정의로운 국정원으로 등장한다며 또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퍼퓸'으로 첫 로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유니크한 대사들이 매력적이었다. 많은 대사를 소화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또 뻔하지 않은, 새롭게 보일 수 있는 장면이 많을 것 같았다. 그동안 악역 내지는 센 캐릭터들을 많이 맡았기 때문에 로코에 대한 갈증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로맨스와 멀어질 것 같아 한 번쯤은 로코를 하고 싶었다. '퍼퓸'을 통해 원 없이 연기했다."
 
-로코가 의외로 잘 어울리는 배우라는 평가가 많다.
"'앞으로 멜로를 해볼 기회가 많지 않을까' 그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로코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그걸 해소하면서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번에 코믹한 작품을 했다면 다음엔 장르물 혹은 단단한 느낌의 역할을 맡으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
 
-안 나오는 장면을 찾기 힘들 정도로 분량이 많았다. 힘들지 않았나.
"여러 이슈로 촬영도 늦어지고, 이렇게 많은 양을 맡은 건 처음이라 부담이 됐다. 노동 시간 때문에 스태프들은 팀을 나누어 촬영을 진행했지만, 저는 계속 찍었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다. 그래도 원 없이 연기했고, 지금은 대본에서 벗어나 마음이 편하다.(웃음)"
 

배우 신성록 / HB엔터테인먼트

-슬하에 딸이 있다. 육아 예능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나.
"제안을 받은 적이 있지만 다 거절했다. 혼자 하는 예능은 괜찮은데 아직 가족 예능을 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사실 내 몸 하나 컨트롤하기도 힘들다.(웃음) 혼자 출연하는 예능이라면 해볼 마음은 있다. 대신 토크쇼는 너무 어려울 것 같다. 몸으로 하는 생활 예능이나 관찰 예능, 여행 예능은 잘 할 자신이 있다. 그런 점에서 '배가본드'에서 함께 연기 중인 이승기 씨는 대단한 것 같다. 타고난 센스가 있는 것 같다."
 
-차기작 '배가본드'에서는 어떤 역할인가. 새로운 매력을 기대해도 될까.
"악역은 아니다.(웃음) 나라에 복종하는 국정원 역할이다. 스포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조금만 얘기하자면 정의로운 인물이다. '퍼퓸' 서이도가 말을 막 내뱉는 캐릭터였다면 '배가본드'에서 맡은 역할은 차분하면서도 냉철한 캐릭터다. 그전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배가본드'에서 수지, 이승기 등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현재 16부 정도를 촬영했다. 해외 촬영을 길게 다녀와서 그런지 많이 친해졌다.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공백기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연기하는 걸 후회한 적은 없나.
"후회한 적은 없다. 다만 '재능이 없나'라는 생각은 많이 했다. 성장해오면서 욕도 많이 먹었고, 연기를 못한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슬럼프도 겪었고, 우울감에 빠진 적도 많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왜 남들보다 인정을 못 받는다고 불행한 걸까. 왜 욕심만큼 하지 못해 불행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걸 알았다. 애초에 배우가 되고자 했을 때 이정도까지 될 줄 알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원초적인 행복을 다시 찾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다 양분이 된 것 같다. 물론 현재 내가 뭐가 됐다는 건 아니지만 배우 생활을 하면서 지금이 전보다 더 안정적이지 않나. 즐겁게 생각하자는 마음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퍼퓸'을 통해 로맨스에 대한 자신감이 많아졌나. 앞으로의 연기 방향성에 대해 말해달라.
"자신감이 높아졌다기보단 멜로, 로코가 가진 매력을 깨달았다. 너무 재밌는 도전이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 의사 역할도 아직 한 번도 안 해봐서 욕심이 있다. 장르물도 그렇고. 결과적으로 작품마다 다른 색깔, 다른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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