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사태' 불똥 튄 아모레·LG생건 등 K뷰티 '전전긍긍'
'한국콜마 사태' 불똥 튄 아모레·LG생건 등 K뷰티 '전전긍긍'
  • 김아름 기자
  • 승인 2019.08.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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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한 회장, 책임통감·경영일선 퇴진... SNS중심 제조사 및 브랜드 발표 잇따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2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연합뉴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2시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등 국내 화장품 업계 경영진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국내 최대 ODM 업체인 한국콜마의 부적절한 행보로 점화된 불매 열기가 고객사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터미, 미샤, 카버코리아 등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일 통상 전면에도 끄떡없던 화장품 업계에 때아닌 폭풍우가 휘몰아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부적절한 행보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업체에 '불매운동'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맞고 있다. 해당 기업의 일부 브랜드 제품이 한국콜마에서 제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콜마는 국내 대표적 화장품 제조업자개발방식(ODM)·주문자상표부착(OEM) 기업으로 고객사만 무려 500여 곳이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으로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애터미, AHC, 미샤 등이 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월례조회에서 임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여성 비하와 정부 비판 등이 담긴 영상을 틀면서 논란은 불거졌다.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영 일선 퇴진을 발표하는 등 진화에 나섰으나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한국콜마에서 제조하는 화장품 브랜드 리스트가 실시간 업데이트 되는 등 불매 촉구 움직임과 함께 열기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좌)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좌)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주로 언급되는 제품으로는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와 에이블씨엔씨의 미샤가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토니모리의 일부 제품과 네이처리퍼블릭 등이 있다.

게시글에는 "실망이다. 한국콜마 회장 사태하라", "콜마에서 만드는 제품 전부 걸러야겠다", "한국콜마 제품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어 일일이 확인해봐야겠다"라는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제품 사진과 함께 "내가 사용하던 제품이 한국콜마에서 제조하다니"라는 내용이 담긴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일부에선 화장품 외 의약품에도 한국콜마 제품이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한 익명의 소비자는 "아이들 해열제인 챔프 역시 한국콜마에서 제조한 것으로 밝혀졌다"라며 "이제 일본 제품 대체품이 아닌 한국콜마 대체품 찾기에 나서야겠다"라고 말했다.

실제 해당 제품에는 제조사에 '한국콜마'가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관련 업계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해당 브랜드 불매운동이 지속될 경우, K뷰티 전반으로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자연스럽게 서 회장과 차 부회장 등의 행보에도 업계의 눈길이 쏠리며 업계 내 지각변동이 있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과 차 부회장 등 경영진에서) 어떠한 조치가 나올지 잘 모르겠으나 자사 브랜드가 관련돼 있는 만큼 무시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그간 승승장구하며 이어 온 K뷰티 전반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자체 생산 공장이 있어 한국콜마와 계약을 끊더라도 큰 동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 기반이 없는 중소기업들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이에 익명을 요구한 중소 브랜드 관계자는 "(한국콜마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불매가 계속된다면 생산 능력이 없는 기업 입장에선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며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시기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국내 자체 원료 개발로 (한일 양국간 경제 갈등이) 화장품 업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낙관했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예의주시해야 할 듯하다"라고 걱정했다.

지난 7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부적절한 발언이 담긴 영상을 월례조회에서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연합뉴스,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지난 7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부적절한 발언이 담긴 영상을 월례조회에서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연합뉴스,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한편 윤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 본사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막말·여성비파 동영상' 논란과 관련해 "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조회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한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지난 1990년 일본의 화장품 전문 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한국콜마를 설립, 이후 2012년 10월 기존의 한국콜마를 인적분할해 존속법인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꿨으며 화장품과 제약사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했다. 현재 일본콜마는 한국콜마 지분 12.14%, 지주회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보수성향 유튜버가 올린 일본 수출규제 관련 영상을 임직원에게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 등의 부적절한 발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콜마는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되어선 안 되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현 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