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본지,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 글 단독 입수... "투자자 및 직원 보호 받아야" 강조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2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연합뉴스

[한스경제=김아름 기자]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대국민 사과 발표와 아울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의지를 밝힌 가운데 한국콜마 직원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스포츠경제는 11일 모바일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작성된 한국콜마 직원 글을 단독으로 입수했다.

이 직원은 "한국콜마 제품 불매운동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라면서 "현재 불거지는 논란과 관련해 진실이 조금이라도 빨리 밝혀지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한국콜마 사실을 솔직하게 알린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한국콜마는 친일기업이 아니다"라며 "일본콜마의 자금을 지원 받은 사실로 일본 기업으로 오해하고 있으나 미국 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논란과 관련해 되레 "유튜브 진행자에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고 옳지 못하다고 말씀하셨고 여성 비하하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직원은 블라인드에 작성한 글을 통해 "매월 월례조회에서 애국가를 부른다. 3월에는 대표자 몇명이 나와 기미년 독립선언문을 낭독한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묵념을 진행하고 8월에는 광복절 노래를 제창한다"라며 윤 회장의 남다른 애국심을 강조했다.

한국콜마 직원 글의 전문 내용이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콜마에 다니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입니다. 현재 인터넷 카페, 블로그, SNS를 통해 확산하는 한국콜마 제품 불매운동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한국콜마는 국내 중견기업입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대기업처럼 시스템을 갖춘 대응을 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와 성장과정을 같이한 직원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용기를 냈습니다.

세계경제 둔화 국면, 미중 무역 전쟁, 낮은 국내 경제성장률, 특히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한국이 처한 경제 환경은 어느 때보다 좋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이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의 개인적인 의견 임을 밝혀 둡니다.

최근 블로그 게시판에 올라 온 한국콜마 제품 리스트, 전직 화장품 연구원이 쓴 콜마 제품 대체 여부 글을 봤습니다. 어느 정도 사실과 일치하는 걸 깨닫고 글을 올리는 사람에 정보 습득 능력과 지식에 감탄했습니다. 정보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거짓은 금방 탄로 나고 진실은 주목받을 거라 믿습니다. 진실이 조금이라도 빨리 밝혀지길 기대하며 제가 알고 있는 한국콜마에 사실을 솔직하게 알려 드립니다.

우선 한국콜마는 친일기업이 아닙니다.

저 또한 일본 아베에 평화헌법 개정 야욕과 정한론을 걱정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입니다. 인터넷 상에 글을 보면 한국콜마를 설립한 1990년 당시에 일본콜마 자금을 지원 받은 사실로 인해 일본기업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콜마는 폴란드계 미국 이민자인 레슬링 콜과 프레드릭 마섹이 1921년에 설립한 미국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1921년 이후 캐나다, 멕시코, 호주, 태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콜마라는 브랜드로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한국,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콜마는 회사 설립 당시 부족한 국내 화장품 기술력과 어려운 자금 상황으로 일본콜마에 지원을 받았지만 매년 기술료를 지급하는 비즈니스 관계였습니다. 이후 창업 당시 어려운 자금 상황과 기술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R&D 투자와 제품 개발 노력을 했고 현재는 일본콜마 보다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 개발 능력을 갖추었습니다. 물론 일본콜마와 기술료 관계도 이미 정리했습니다. 기술을 전수받는 입장에서 대등한 관계가 된 셈 입니다.

1990년 일본콜마에서 최초 투자한 자금이 아직 일부 남아 있을 뿐입니다.

다음 부적절한 유투브 컨텐츠 상영 상황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한국콜마는 매월 초에 월례조회를 실시합니다.

지난 달 실적을 점검하고 한 달동안 진행한 사회봉사활동, 회사 내에 각종 행사, 회사에 경영철학을 소개합니다.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매월 월례조회에서 애국가를 부릅니다. 3월에는 대표자 몇명이 나와 기미년 독립선언문을 낭독합니다.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묵념을 진행합니다. 8월에는 광복절 노래를 제창합니다. (이런 행사를 하는 기업이 어떻게 반민족 기업, 친일 기업이 될 수 있을까요?)

격식을 갖추기 꺼리는 자유로운 영혼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전 직원이 모여 30분에서 1시간 가량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문화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자리에서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유투브를 시청하게 한건 분명 잘못이 었습니다.

하지만 영상이 끝나자마자 윤동한 회장님이 유투브 진행자에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고 옳지 못하다고 말씀하셨고 여성 비하하는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회장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요약하면 현재 당면한 국내 및 국제 정세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처한 일본경제보복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국제 정세에 관심을 갖자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대 쪽으로 편향된 영상도 같이 보여줬다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고 이 부분이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윤동한 회장님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회장님은 평소 충무공 이순신, 삼우당 문익점,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을 존경한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이순신 장군과 문익점 선생을 연구하여 관련 책을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위에 열거한 위인에 대해 말씀하실때 마다 이 분들이 갖고 있는 애민, 혁신, 실용주의, 애국 정신을 본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 만큼 역사의식이 투철한 분을 친일로 매도할 수 있을까요? 냉정하게 생각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회장님은 일흔이 넘는 고령입니다. 그 연세인 분들은 제 나이 또래와 정치 성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세상을 살아 온 경험과 지식의 깊이,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이 다양하듯이 저마다 의견이 있습니다. 정치 성향이 다르다고 친일로 매도하고 공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민주주의 다양성을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회장님이 강대국에 수탈로 빼앗긴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를 일본에서 되찾아 온 얘기는 이미 언론에 자세하게 공개된 내용이니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한국콜마는 개인, 기업, 기관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주식회사입니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에 피해가 더 커지지 않길 바랍니다. 또한 저에게 한국콜마는 동료들과 고락을 함께하는 일터입니다. 임직원과 가족, 관련 업체를 포함하면 1만명 이상이 되는 조직입니다. 저는 이 일터를 지키고 싶습니다. 한국콜마가 건강하게 성장하고 우리나라에 화장품 경쟁력이 더 강해지도록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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