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자’ 우도환 “섹시 판타지 빌런? 어려운 도전”
[인터뷰] ‘사자’ 우도환 “섹시 판타지 빌런? 어려운 도전”
  • 양지원 기자
  • 승인 2019.08.12 00:05
  • 수정 2019-08-11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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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양지원 기자] 우도환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최근 ‘대세’로 떠오른 배우다. 최근 개봉한 영화 ‘사자’에서는 박서준(용후 역)과 안성기(안신부 역)를 위협하는 악역 지신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를 펼쳤다. 첫 등장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 그는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우도환은 “자칫하면 유치하거나 만화처럼 보일 수 있는 캐릭터다. 어떻게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첫 스크린 주연작인 ‘사자’를 보고 어땠나.

“안성기, 박서준 선배의 케미스트리를 너무 재미있게 봤다. 두 분의 케미스트리와 구마의식에서 전율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내 모습을 이렇게 큰 사운드로 듣고 화면으로 본 게 처음이었다. ‘마스터’때는 내 목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그 때와 다른 느낌이었다. 내 부분에서 볼 때 100프로 만족했다고 할 순 없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스스로가 ‘100점이었어’라고 한다면 연기를 그만해야 할 것 같다.”

-‘사자’의 어떤 점에 끌려 출연을 결정했나.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가 작년 1월이었다. 사실 너무 어려웠다. 악을 숭배하는 게 어떤 것이고 판타지 빌런이란 게 어떤 것일지 감이 오지 않았다. 참고할 만한 작품도 많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김주환 감독님 말에 현혹돼 출연하게 됐다. 그 동안 한국에 없던 판타지를 보여주자며 ‘섹시한 악역’을 만들어 보자고 하셨다. 특수분장이 들어갈 거라고 했는데 그게 7시간이라고는 말해주시지 않았다. (웃음)"

-감독은 ‘섹시한 악역’을 만들어보자고 했는데 어떤 악역을 보여주고 싶었나.

“감독님은 비주얼적인 부분을 섹시하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신 것 같다. 그 예로 뱀파이어를 말씀하시기도 했다. 앞머리를 올리고 나온 게 처음이다. 여러 모로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이었다. 섹시한 빌런, 섹시한 악역보다 인간적인 악역으로 보이고 싶었다. 언제 어디서든 변할 수 있는 모습이었으면 했다. 첫 등장 장면 역시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떻게 해야 등장이 조금 더 재미있게 갈 수 있을까 했다. 클럽 부하 직원들이 인사할 때 따뜻하게 맞아주고 안부도 묻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특수 분장하는데 약 7시간의 시간이 소요됐는데.

“육체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옆에서 해주시는 분장팀들도 똑같이 힘들었다. 같이 힘을 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내가 힘든 티를 내면 옆 사람들도 많이 힘들어질 것 같았다. 어떻게든 잘 서 있으려고 했다. 떼는 작업도 1시간 정도 걸렸다. 털이 있는 부분은 아프기도 했다. (웃음) 특히 대역 배우분이 너무 고생했다. 나와 똑같이 특수 분장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수 분장이 끝나고 내 모습을 처음 봤을 때 정말 괴물 같았다. 얼굴 조차 내 얼굴이 아니고 입 안도 검게 칠하다 보니 카메라에 담겼을 때 어떻게 나올까 싶었다. 파충류를 보는 것 같았다.”

-극 중 대립각을 형성한 박서준과 실제 호흡은 어땠나.

“박서준 선배가 정말 많이 도와주고 기다려줬다. 특수 분장을 한 내 몸이 무겁다 보니 숨도 제대로 안 쉬어질 때가 많았다. ‘빨리’라는 단어를 절대 쓰지 않았고, 천천히 해도 된다고 했다. 안부 같은 것도 선배가 먼저 물어봐 주곤 했다. 내게 마음을 많이 열어준 느낌이었다. 함께 운동을 다니기도 했다.

-첫 스크린 주연작인만큼 책임감이 상당했을 것 같다.

“우물 앞에서 내가 주문을 외우는 장면이 정말 부담스러웠다. 자칫하면 유치하고 만화처럼 보일 것 같기 때문에 어떻게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혼자 끌고 가는 신이 많다 보니 부담됐다. 드라마에서는 주연으로 몇 번 출연했지만 영화는 전혀 다른 대중예술처럼 느껴졌다.”

-배우를 어떻게 하게 됐나.

“사실 열아홉 살 때까지 연기를 해 볼 생각은 전혀 못했다. 진로를 정해야 하는 시기에 장혁 선배가 나온 드라마 ‘추노’를 보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대길이가 언년이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 입장에서 행복했다. 그 때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나도 배우가 돼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됐다. 한 분이라도 나라는 사람으로 인해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배우로 데뷔하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2011년 드라마 MBN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로 단역 데뷔 후 2016년 ‘마스터’까지 공백 기간도 길었다.

“부모님께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 일이 없어도 왜 일이 없냐고 물어보시지 않고 가만히 지켜봐 주셨다. 20대 초반엔 혹독하게 살았고 스스로를 억압하면서 살았다. 그게 답이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 놀러 갈 때 놀러 가지 않는 것으로 합리화를 했고, 무언가 계속하고 있는 느낌을 받기 위해 체중도 유지했다. 해외 여행도 한 번 다니지 않았다. 스물넷, 스물 다섯 살까지 그렇게 살았다. ‘마스터’로 처음 해외 촬영을 가기 전까지 여권도 만들지 않았다. 그게 저만의 방식이었다.”

-힘든 시간을 버티게 해준 원동력이 있나.

“언제 올지 모르는 오디션이 한 번 왔을 때 그게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내가 그동안 준비해온 것을 보여드리러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됐다. 처음에는 안 풀리다 보니 공무원 시험을 볼까 해보기도 하고, 아버지께서 하시는 일을 도와드리기도 했는데 하고 싶은 게 이게 아니었다. 그래서 무명시절이 길었던 선배들의 행보를 많이 찾아봤다. 항상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나는 잘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