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홍콩 시위 도중 경찰 고무탄에 맞아 시위 여성 실명
콩 공항 오늘 운행 재개
홍콩 시위 도중 경찰 고무탄에 맞아 시위 여성 실명 / 연합

[한국스포츺경제=고예인 기자]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경찰의 강경 진압에 반발해 12일 오후 홍콩국제공항을 점령하면서 여객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천 명의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공항 터미널로 몰려들어 연좌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공항 출국 수속 등이 전면 중지됐다.

공항 당국은 오후 5시 무렵 성명을 내고 "출발 편 여객기의 체크인 서비스가 전면 중단됐다"며 "체크인 수속을 마친 출발 편 여객기와 이미 홍콩으로 향하고 있는 도착 편 여객기를 제외한 모든 여객기 운항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날 홍콩 항공 당국은 당초 홍콩국제공항이 오후 5시 30분(현지시각)부터 13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된다는 '노탐'(NOTAM: Notice To Airmen)을 발표했다가, 이후 13일 오전 6시부터 여객기 운항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외항사 등은 홍콩공항 폐쇄에 따라 13일 아침까지 홍콩 기점 항공편 운항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승객들에게 이를 통보하면서 양해를 구했다.

현재 한국∼홍콩 노선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국적사와 캐세이퍼시픽, 홍콩항공 등 외항사가 운항하고 있다.

서울과 홍콩을 오가는 여객기를 이용하려던 여행객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 위해 서둘러 홍콩과 가까운 마카오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오후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한 채 홍콩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바람에 공항 인근의 도로 교통도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시위대는 저녁때까지 공항 점거 시위를 이어갔으나, 밤이 깊어지면서 대부분의 시위대가 공항을 떠나 시위대 규모는 크게 줄었다.

송환법 반대 시위대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홍콩국제공항에서 시위를 벌인 것은 전 세계를 오가는 여행객들에게 송환법 반대 시위를 알리고, 시위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날 시위는 당초 예정에 없었지만, 전날 침사추이 지역의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고무탄 혹은 '빈백건(bean bag gun)'으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것에 분노해서 벌어졌다.

빈백건은 살상력은 낮지만, 알갱이가 든 주머니 탄으로 타박상을 입힐 수 있는 시위 진압 장비이다.

이 여성은 오른쪽 안구와 코뼈 연골이 파열돼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눈이 실명했다고 일부 홍콩 언론은 전했다.

홍콩 인권단체는 홍콩 경찰이 '시위 진압 때 최소의 무력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어겼다고 맹비난했다.

실명 위기에 처한 여성을 기리는 의미에서 헝겊으로 한쪽 눈을 가리고 공항 시위에 참여한 웡(40) 씨는 "홍콩 경찰은 인간성을 이미 상실했다"며 "홍콩인을 위해 거리로 나온 소녀가 시력을 잃었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정부는 성명을 통해 "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경찰과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적인 행동에 분개한다"며 이들을 불법 시위대로 규정하고 법률에 의해 엄격하게 다스리겠다고 경고했다. 외신들은 시위가 장기화되면서 홍콩 관광과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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