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국, 15세 이상 남성흡연율 OECD 1위
간접흡연 경험 장소…‘1위 길거리·2위 아파트 베란다·복도’ 순
보사연, 금연구역 지속적 확대…‘금연서비스 보급 확대해야’

[한스경제=홍성익 보건복지전문기자] 세계 인구 중 매년 800만 명이 담배로 인해 사망하며, 이 중 100만 명은 간접흡연 때문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흡연율은 감소하고 있으나 15세 이상 남성의 흡연율은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가운데 이에 따라 간접흡연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공= 한국보건사회연구원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의 '흡연과 간접흡연 경험에 따른 담배 규제 정책 요구도'(최은진·이난희·윤시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적인 흡연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OCED 국가 중 흡연율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따라서 담배 규제정책의 성과에 대한 전문가 의견 수렴 결과, 공공장소 실내 금연구역 및 사업장 실내 금연구역 확대 정책과 청소년 흡연 행태 개선을 위한 흡연 예방정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보사연은 담배규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11월까지 19~49세 남녀 총 5280명(현재 흡연자 3221명, 과거 흡연자 1171명, 비흡연자 888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 실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적으로 간접흡연 노출 경험은 가정 실내가 22.6%, 작업장 실내가 30.0%였고, 음식점 실내 간접흡연 경험률은 25.2%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간접흡연 노출 경험이 많은 장소는 길거리(85.9%), 아파트 베란다·복도·계단(47.2%), PC방(37.3%), 당구장(31.6%), 직장 실내(30.0%), 직장 내 복도와 계단(27.8%), 음식점(25.2%), 직장 내 화장실(24.8%), 업무용 차량(23.5%), 가정 실내(22.6%) 등 순이었다.

특히, PC방과 모든 음식점은 2015년 1월부터, 당구장은 2017년 12월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담배를 피울 수 없는데도 이들 장소에서 간접흡연 경험 비율이 높게 나온 점으로 미뤄볼 때, 이런 금연 규정을 지키지 않은 곳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10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과 만성질환자의 간접흡연율이 결코 낮지 않다는 것이었다.

10세 이하 아동 가족 동거자의 경우, 가정 실내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은 낮은 편이나 아파트 베란다, 복도 등 거주지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자의 간접흡연 경험 비율을 분석한 결과, 가정 실내에서의 간접흡연 경험률이 29.2%로 10세 이하 아동 가족 동거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아파트 베란다, 복도 등의 주거 생활공간에서 간접흡연을 많이 경험하고 있었다.

그 결과, 연령대별로는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금연구역 확대 요구도가 높았고, 만성질환자나 10세 이하 아동 가정 등 건강 취약계층 가정은 간접흡연에 대한 민감도가 높았다.

일반인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담배 규제 정책은 금연구역 내 흡연 단속 강화, 실내 금연구역 확대, 실외 공공장소의 금연구역 확대, 금연클리닉 확대 운영, 담뱃세 인상 등이었다.

금연구역 흡연에 대한 과태료를 인상할 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비용은 10만~15만원 정도였다.

최은진 연구위원은 "FCTC(담배규제기본협약) 제8조에서는 금연구역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감독을 권고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금연구역에서 흡연행위를 적발만 하는 단속업무가 강력해질수록 흡연자의 반발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실외 금연구역 관리 방법을 개선하는 과제와 실외 흡연자 계도 과제가 동시에 개선돼야 흡연자의 불만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흡연 행동을 사회적으로 비규범화하고, 완전한 금연사회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금연구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며,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의가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집단 특성별 담배 규제 정책 확대의 우선순위/제공=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홍성익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